어느 자리에나 빠지지 않는 존재가 된 와인. 이와 더블어 와인만을 위한 공간인 와인바가 함께 떠오르고 있다. 요즘 부쩍 많이 오픈하고 있지만 쏙 맘에 드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여기 와인바를 모아 그 특색을 소개하니 당신의 테이스트에 맞는 곳을 선택하는 데 참고하길.
 


분위기에 살고 분위기에 죽는다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와인바를 고르라면 남산에 위치한 젤(Jell)을 망설임 없이 일순위로 꼽겠다. 멤버십으로 운영되는 이곳은 1층과 지하에는 와인숍이, 2층에는 바가 마련되어 있다. 주인의 섬세한 손길이 하나하나 묻어나는 2층 바의 최고 명당은 바로 남산을 조망할 수 있는 테라스! 전광판이나 어떠한 광고판도 눈에 걸리는 것 없이 남산과 남산타워를 감상하며 와인을 즐기는 것을 상상해보길. 생각만으로도 낭만적이지 않은가. “비가 오면 더 운치 있고 멋집니다. 서울에서 이만한 경치를 자랑하는 곳, 아마도 거의 없을 겁니다.” 경치만이 다는 아니다. 어느 곳보다 다양한 와인을 접할 수 있는 것도 젤의 매력. “이곳에는 특별한 소믈리에가 없습니다. 그냥 직접 와인을 골라와 즐기는 것이지요. 정말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공간이니까요.” 이제춘 사장은 젤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정말 그럴 만하다는 것은 직접 가본다면 몸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뒤지지 않는 색다른 분위기의 와인바를 찾는다면 콩두, 101, 로마네 꽁띠 등 저마다 자기만의 컬러를 가진 바가 즐비한 삼청동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300여 가지의 와인 리스트가 갖춰져 있는 콩두(Congdu)의 경우 얼마 전 지하 콩두바를 새롭게 리노베이션해 낮에는 비스트로, 저녁이면 바로 운영한다. 이전 고가 와인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비스트로에 어울리는 중저가 와인과 글라스 와인도 늘렸다. 인테리어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작가적인 내음이 물씬 풍긴다고 할까? 배준성과 한수정 작가의 그림이 더해졌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전시를 병행한다고. 갤러리에 갈 시간이 여의치 않은 많은 이에게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국제화랑 위에 위치한 더 레스토랑 와인바(The Restaurant Wine Bar)도 ‘고혹적이다’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매력 만점.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이태리 와인인 아이수마 바르벨라 다스티(Aisuma Barbera D’Asti)도 추천할 만하다.
도산공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라뮤(La Mieux) 또한 근사한 전망으로 유명한 카페 겸 와인바. 저녁이면 도심의 불빛과 어우러져 한층 더 운치 있다. 저녁에는 가벼운 식사뿐만 아니라 차와 커피를 주문할 수 있어 와인을 즐기지 않는 이와 동행하기에도 적당하다. 70여 종의 와인을 선보이고 있으며, 트렌드에 발맞춰 앞으로 제3세계 와인을 많이 구비해놓을 예정이다.
Jell
Tel 797-6846
Congdu
Tel 722-0272
The Restaurant Wine Bar
Tel 735-8442

La Mieux

Tel 515-4664
와인과 음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와인이 붐을 타면서 청담동 레스토랑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와인에 어울리는 메뉴를 개발하는가 하면 저녁이면 조금 더 분위기 있게 조명과 음악을 바꾸는 등 말이다. 그런 변화를 가장 먼저 시도한 곳은 바로 시안 타파스 라운지(Xian Tapas Lounge). 청담동의 퓨전 바람을 몰고 왔던 시안이 얼마 전 미국과 유럽의 최신 트렌드인 타파스라는 음식으로 또다시 새롭게 변신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타파스라는 음식을 선보이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다름아닌 와인. 작은 접시에 내오는 부담 없는 가격의 갖가지 음식들은 와인과 아주 잘 어울린다. 또 마치 백과사전을 연상케 하는 와인 메뉴북도 매우 인상적이다. 150가지의 와인 리스트에 글라스 와인도 많이 선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 와인의 경우 가격 면에서 특별히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시안만의 독특한 인테리어와 요리 감각으로 많은 이들에게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반면 청담동의 수많은 레스토랑 중 요즘 가장 호황을 누리는 주인공 타니(Tani)도 심혈을 기울여 와인과 그에 어울리는 타파스 형태의 메뉴를 내놓았다. 몇 개월에 걸쳐 타파스 형태의 여러 음식을 개발하고 이에 어울리는 3~4개 와인을 매치한 food & wine 메뉴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시도한 것. 저녁 9시 이후에 선보이는데 와인 또한 기존에 비해 30% 할인된 가격이다. 이외에도 와인과 관련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기획 중이다. 음악과 조명에도 변화를 주어 휴식과 역동의 조화를 강조하고 있는 타니. 이제 점심이건 저녁이건 예약을 하지 않고는 자리를 잡기 힘들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중국음식과 와인의 만남은 어떨까? 차이니스 레스토랑 친니(Chinne)도 저녁 9시 이후에는 테이블 세팅과 조명 모두 와인에 초점을 맞춰 바뀐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풍이 가미된 중국음식을 개발해 와인과 함께할 수 있게 하였다. 음식은 기름지지 않으면서도 중국음식의 맛을 살리는 데 초점을 두었다고. 와인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칠레산 위주로 선보인다.
누구나 쉽고 부담 없이 와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와인 뷔페. 이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바로 오리엔탈 다이닝 레스토랑 블루폰드(Blupond)에서 생각해냈다. 11월부터 시행된 이 행사는 매주 토요일 저녁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10여 종의 와인과 간단한 음식을 뷔페로 선보인다.

Xian Tapas Lounge
Tel 512-1998
Tani
Tel 3446-9982

Chinne

Tel 3448-4500
Blupond
Tel 511-8652

손수 고를 수 있는 즐거움
방배동에 자리한 뜨루 뒤 뱅(Tour du Vin)은 와인을 좋아하는 이들이 가장 편안한 복장과 마음가짐으로 찾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와인숍이 함께 있어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것도 이곳의 매력 포인트이다. 각종 치즈와 와인에 어울리는 안주거리만 구입할 수도 있기에 청담동이나 압구정동의 와인바와는 조금 개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와인을 직접 보고 라벨을 확인하고 고르는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죠. 대부분 와인 리스트만 봐서는 감이 안 잡히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직접 보고 고른 와인은 기억하기도 쉽고 기존에 자신이 마셨던 와인 이외의 또 다른 와인으로도 쉽게 접근할 수 있죠.” 뜨루 뒤 뱅처럼 편안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최충 와인 어드바이저의 의견에 와인 초보자라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트렌디하고 힙한 인테리어보다 아늑하고 편안함을 선호한다면 뜨루 뒤 뱅의 단골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듯.
신선하고 맛있는 베이커리로 유명한 정글짐과 와인나라가 합쳐져 새롭게 선보이는 비니위니(Viniwini)는 뜨루 뒤 뱅과 같이 서래마을 쪽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다. 테이블이 약 5개 정도로 아담한 규모인 이곳은 베이커리도 함께 강조하고 있는 것이 특징. 지하에서 갓 구워낸 빵과 치즈를 곁들여 와인을 마셔보는 것은 어떨지. 소박한 기쁨을 선사할 것이다.
이제 제3세계 와인들이 각광을 받으면서 와인 선택의 폭도 함께 넓어지고 있다. 비노비노(VinoVino)는 90% 이상 이태리산을 선보이는 독특한 와인숍. 화가와 같은 개성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이 작은 농장을 소유해 선보이는 와인이 많은 것이 이태리의 특징이다. 그만큼 병과 라벨 모양도 개성적이다. 특히 에디터의 눈길을 끈 것은 페라가모의 와인 ‘일 보로(Il Borro)’. 페라가모의 고집과 전통이 스며든 이 와인은 매혹적인 컬러와 오묘한 향으로 이미 와인의 명품으로 자리잡았다. 비노비노에서 와인을 고른 후 바로 옆에 위치한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 알 파르코(Al Parco)에서 코르키 차지(와인의 코르크를 따고 서빙하는 비용) 1만 원만 내면 기본적인 안주와 함께 매력적인 이태리 와인을 즐길 수 있다.

Tour du Vin
Tel 533-1846
Viniwini
Tel 592-9035
VinoVino
Tel 475-3880

Al Parco

Tel 483-7066
청담동의 와인바들
물론 위에 소개한 곳들 중에도 청담동에 위치한 와인바가 있지만 워낙 압구정과 청담동에 와인바들이 밀집해 있어 따로 소개해본다. 우선 신동가구 지하에 자리한 까사 델 비노(Casa Del Vino)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거품이 많았던 와인의 가격을 낮추는 데 큰 몫을 했음은 물론 와인바의 바람을 몰고 온 선두주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구비한 와인 종류만 560종이다.
셀레브레떼(Célébrité)는 30대와 40대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와인바. 요리도 훌륭해 저녁식사를 예약해 즐기는 이들 또한 많다. 주력으로 선보이는 와인은 이태리, 칠레, 오스트레일리아산 등.
매력적인 인테리어가 시선을 압도하는 레드(Red)도 지난달 문을 열었다. 각기 다른 컨셉으로 디자인된 7개의 공간은 마영범, 천재영 두 디자이너의 손길로 완성되어 독특한 분위기를 이끌어내고 있다. 음식은 3층의 타이 레스토랑 공에서 와인에 어울리는 간단한 메뉴가 공수된다고. 300여 종이 넘는 와인과 다양한 컨셉의 공간. 다채로운 우리의 감성을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랄프로렌 건물 지하에 30, 40대를 위한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뻬뜨뤼스(Petrux),현대백화점 건너편에 높은 연령대를 겨냥한 클래식 와인바 라비뒤뱅 (La Vie du Vin)등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만큼 크고 작은 와인바들이 생겨나고 있다. 물론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이렇게 많은 와인바의 홍수 속에서 말이다.◈
Casa Del Vino
Tel 542-8003
Celebrite
Tel 512-6677

Red

Tel 516-6949
Petrux
Tel 545-0233
La Vie Du Vin
Tel 3446-3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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