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궁전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선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쉬운듯한 내용인데 난해한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반복적으로 글을 읽어 내려간 덕분에 평소 내가 완독하는 시간보다 더 오랜 투자 끝에 책을 덮을 수가 있었다.

'달의 궁전'에서는 세 남자가 나온다. 포그, 바버, 에핑. 셋 모두 지독한 고독과 밑바닥을 경험했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인생을 다시 시작한 계기를 마련한다. 달은 태양의 밝은 빛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빛이 사그라졌을때야 자신의 존재를 우리게 드러낸다. 마치 우리가 희망이없다고 가장 좌절 했을때 그 모습을 드러내는것처럼 말이다. 그 셋은 전혀 연관성이 없는 듯 보이면서, 결국엔 뫼비우스띠처럼 서로가 만나는 듯 하면서도 만나지 못했던 기로에 놓이게 된다.

'태양은 과거고 세상은 현재고 달은 미래다'

포그가 받은 중국과자의 점괘는 태양은 솔로몬, 현재는 에핑, 미래는 포그를 뜻하는것 같았다. 삼대의 순서는 할아버지-아버지-나였겠지만, 포그에게 있어서 아버지는 과거고 할아버지는 현재며 자신은 미래인것이다. 특히 이름 속에서 태양을 상징하는 솔이나 미래의 불투명함을 안개(포그)로 에핑이 톰이라는 이름을 얻었을때의 그 상황에서 나는 그렇게 느꼈다.

'달의 궁전'은 내게 지독한 고독함과 좌절감을 안겨준 한편,미래와 희망을 보여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