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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그네 (양장)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1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숨그네'는 독특한 표지 디자인이 눈길이 끌었는데, 노벨 문학상이라는 거창 한 문구에 살짝 기가 죽어 버려 당분간 보류하고 있었던 책이었어요. 정확히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몰랐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와 리뷰평점이 좋아서 언젠가 읽어야지 생각은 하고 있었던차에, 도서관에 바로 눈에 띄어서 건져온 아이랍니다.
어쩌다가 읽지도 않은 책을 제부에게 먼저 권해 준 책이기도 해요. 정확한 내용도 모르면서 단순히 리뷰평점이 좋다는 이유로 먼저 권해보았는데,(물론 권하기전에 아직 읽지 않아서 제 코멘트는 말할수 없다고 했었죠.) 제가 빌려준 책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고 이야기하네요.ㅎㅎ 그 말에 용기를 내어 책을 펼쳐 들었는데, 정말 읽으면서 참 읽기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 책은 소련의 강제 노동 수용소가 배경이지만, 노동 수용소에 가게 된 사람들은 루마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독일인들이었습니다. 평소 강제 수용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유태인들을 수용했던 '아우슈비츠 수용소'였는데, 이번엔 입장이 반대가 되었네요. 그래서 그 점이 저는 이 책을 읽는내내 불편하게 했어요.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상황. 그때의 피해자인 유태인 역시 지금 팔레스타인 분쟁을 생각한다면,좀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든것이 전쟁으로 인해 벌어지는 비극이 아닐수가 없습니다.
수용소에 관한 다소 무거운 소재를 다른 책임에도 글의 표현력이 너무 아름다워서 읽는 동안 마음이 더 아릿했었습니다. 완독한 시간이 좀 길었던 책인데, 책이 재미없거나 무거워서가 아니라 오랜만에 글을 꼼꼼히 씹으면서 읽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정말 읽는내내 독일어를 알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만큼, 이 책은 언어의 묘미를 가지고 있는 책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