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는 종족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강수정 옮김 / 예담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아무래도 조이스 캐럴 오츠의 책은 제 취향같네요. 이 책을 읽기 전에 '사토장이의 딸'을 읽어서인지 단편 소설 속에 사소한 것들이 '사토장이의 딸'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아서 즐거웠어요. 사실 그래서 단편 소설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한권의 책 속의 작가의 번듯이는 아이디어를 발견하기도 하고 그 아이디어가 장편으로 이어질때가 있어 숨은그림을 찾은 느낌이랄까요.

조이스 캐럴 오츠의 이야기 속의 여성들은 무자비한 폭력속에 노출된 피해자처럼 느껴지지만 실상은 그녀들이 가해자가 됨으로써 묘한 카타르시스를 주는것 같습니다. 폭력에 대항하는 수단이 조금은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수동적인 여성들보다 훨씬 매력적이었습다. 비록 그 매력이 무척이나 치명적이었지만..

9편의 단편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허기', '용서한다고 말해 줄래?', '분노의 천사'가 마음에 들었어요. 다른 단편들도 마음에 들었지만, 독특한 결말들이 더 인상적이었던것 같습니다.

'용서한다고 말해 줄래?'에서는 과거로 가는 방식이 영화 '박하사탕'을 떠오르게 했는데, 그래서  이야기의 처음을 만날때의 순수함에 아름다웠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것 같았습니다.

'허기'같은 경우는 처음에는 미묘한 차이로 약간의 잘못 이해하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될수 있더라구요. 처음에 읽고 약간 의문스러워서 다시 읽고서야 진짜 여자가 원하는 것이 뭔지 알았을때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녀의 단편들을 만나는 것은 즐겁긴 했지만, 이 책의 아쉬운점이 있다면 그저 단편소설만 모았다는거예요. 좀더 작가의 말이나 혹은 번역가의 생각이 함께 수록되어 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종 작가나 번역가의 말없이 그저 이야기만 담겨 있는 책은 왠지 작가와 번역가조차도 이 책에 대한 애정이 없는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다지 반갑지가 않더군요. 약간의 세심한 배려가 책을 읽는이의 재미를 더 해주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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