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1 - 4月-6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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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도 잘 알겠지만, 조지 오웰은 소설 '1984'에서 빅 브라더라는 독재자를 등장시켰어. 물론 스탈린주의를 우화적으로 그린 것이지. 그리고 빅 브라더라는 용어는 그 이후 일종의 사회적 아이콘이 되었네. 그건 오웰의 공적이겠지. 그리고 바로 지금, 실제 1984년에 빅 브라더는 너무도 유명하고 너무도 빤히 보이는 존재가 되고 말았어. 만일 지금 우리 사회에 빅 브라더가 출현한다면 우리는 그 인물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하겠지. '조심해라. 저자는 빅 브라더다!' 하고. 다시 말해 실제 이 세계에는 더 이상 빅 브라더가 나설 자리는 없네. 그 대신 이 리틀 피플이라는 것이 등장했어. 상당히 흥미로운 언어적 대비라고 생각지 않나?"
선생은 덴고의 얼굴을 지그시 쳐다보며 웃음 비슷한 것을 떠 올렸다.
"리틀 피플은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야. 그것이 선한 것인지 악한 것인지, 실체가 있는지 없는지, 그것조차 우리는 알지 못하지. 하지만 그건 분명하게 우리의 발밑을 서서히 무너뜨리고 있어." 선생은 거기서 잠시 틈을 두었다. "후카다 부부에게, 또한 에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 위해서는 리틀 피플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내야 해."-501쪽

"그자들은 그래, 잊어버릴 수 있어." 아유미는 말했다. "하지만 나는 잊지 못해."
"물론이지." 아오마메는 말했다.
"역사 속의 대량학살하고 똑같아."
"대량학살?"
"저지른 쪽은 적당한 이론을 달아 행위를 합리화할 수도 있고 잊어버릴 수도 있어. 보고 싶지 않은 것에서 눈을 돌릴 수도 있지. 하지만 당한 쪽은 잊지 못해. 눈을 돌리지도 못해. 기억은 부모에게서 자식에게로 대대로 이어지지. 세계라는 건 말이지. 아오마메 씨, 하나의 기억과 그 반대편 기억의 끝없는 싸움이야."-6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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