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나는 툭하면 괜히 슬퍼지던 때가 있었다.너무 슬퍼서 저녁 때 밖이 어두워지면 혼자서 시내를 무작정 쏘다녔다. 그러다가 우연히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위로를 받는 것처럼 슬픔이 덜해지기도 했다비가 오면 거리의 모든것이 어두침침하고 축축해진다. 그러면 내 슬픈 모습이 웅덩이에 비쳤다. 웅덩이 수면에 비친 내 안의 슬픈 그림자가 나에게 말을 걸어오며 나를 위로했다. 그러면 별로 외롭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