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계속 비가내리거나 흐리다가 오랜만에 프라하에 화창한 날씨가 찾아왔습니다. 아침을 먹고 그냥 쉬려고 하다가 신랑이 날씨도 좋은데 나가자고 계속 꼬득이더군요. 사실 화장하고 준비하고 나가는 것 자체가 좀 귀찮은터라 그냥 집에서 뒹구르려고 했는데, 신랑왈 "나간 김에 술보러 가자!!"하고 꼬득여서 나갔어요. ^^;; ㅎㅎ 왠지 반대가 된 기분...

문밖을 나서자마자 나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서 시내까지 전철을 타면 10분정도 밖에 안걸린답니다.

오른쪽 건물중에 제일 검은 건물이 신랑이 다니는 학교예요. 그 옆에 붉은색 깃발이 걸린곳이 바로 공산당 사입니다. -.-;; 아직 체코는 파워는 약하지만 공산당이 존재합니다.

신랑 학교 정문이예요. 에드워트 노튼의 주연인 영화 '환영술사'가 이곳에서 촬영했답니다. 오프닝을 보시면 정문 양쪽에 있는 조각들을 보실수 있어요. 왕이 거주했던 방도 학교 2층의 세미나실이랍니다.

나뭇잎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가을의 정취가 느껴지네요.

유럽을 여행하다보면 곳곳에서 이런 소광장을 많이 접하게 된답니다. 저희가 걸은곳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잘 안닿는곳이라 한적하네요.

프라하에서 유명한 구시가 광장. 날씨가 좋아서인지 사람들도 많고. 바로 정면에 보이는곳이 '성 미쿨라쉬 성당' 규모는 작지만 아름다워요.

구시가 광장의 얀후스 동상 - 마터 루터킹보다 100년을 앞서 종교개혁을 하다가 바로 저 자리에서 화형을 당했습니다. '프라하의 연인'에서 소원의 벽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소원의 벽은 없습니다. ㅠㅠ 종종 여행객중에 중국인들이 저희보고 한국사람이냐며, 드라마에 나온 소원의 벽이 어디인지 아냐고 묻을때면 드라마의 위력을 느껴요. 물론 그런데는 없다라고 하면 실망하지요.

구시가에서 유명한 천문시계탑. 실제 시계는 왼편 건물에 있어요. 정시각마다 12사도 세자가 움직이는 걸로 유명하답니다.

구시가의 유명한 '틴 성모 성당' 앞에 건물로 성당의 전체 모습을 볼수 없는것이 무척 아쉽지요.

구시가를 한바퀴 돈후 저희는 간단하게 칵테일이나 마시러 움직였습니다.

프라하의 연인을 보신분은 아실텐데, 바로 전도연과 김주혁이 처음 만난곳이지요. 레스토랑도 겸한 호텔인데, 저녁에는 라이브 음악을 연주해서 좋아요. 하지만 저희는 아래의 레스토랑보다 건물 위층 테라스에 있는 칵테일바를 더 좋아합니다. 물론 음식도 먹을수 있지요.

건물 내부로 쭉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테라스로 올라가면 됩니다. 아래에도 바가 있어서 자연스레 술에 눈길이 가더라구요.^^;; 그러다 눈이 멈춘 촛대. 촛농이 떨어진것도 그대로 장식이 되는것이 멋스럽습니다.

아래 바에서 많은 술을 갖추었던데, 위층에도 그마만큼의 술들이 갖추었더군요. 눈치가 보여서 일부만 찍었어요.

제가 앉은 자리에서 오른쪽을 바라보면 보이는 풍경입니다. 바로 정면에 '프라하 성'이 보이네요.

왼편으로는 구시가 광장과 틴성당. 위의 테라스에 있어서 사실 그냥 지나칠수 있는곳이기도 해요. 가격은 프라하내에서도 비싼속에 속하지만, 정경이 너무 좋아서 그마만큼의 값어치를 한답니다. 가끔씩 기분내로 오는곳이지요.

저희는 늦은 아침겸 점심을 해서 그냥 칵테일만 한잔 했습니다.

신랑이 칵테일 추천을 해달라고 해서, 원래 단 술을 좋아하지는 신랑을 위해 '마티니'를 추천했어요. 약간 센 느낌은 있지만 몇가지 마셔보지 못한 칵테일 중에 제일 낫다고 하더군요. 단, 올리브는 빼고요. 전 올리브를 좋아해서 홀랑홀랑 빼먹으며 싫어하는 신랑에게 권했다가, 구토 유발할뻔했습니다. -.-;;

저는 롱 아이랜드 아이스 티를 시켰어요. 레서피를 봤을때 너무 여러가지 술들이 들어가서 집에서 만들어 마시기 힘들것 같아 시켜보았습니다. 사실 전 칵테일하면 모히토나 프로즌 마가리타나 프로즌 피나 콜라다만 마셔서 처음으로 다른 칵테일을 시켜봤는데, 맛있더라구요.

2잔에 팁포함해서 약 2만원. 한잔에 만원꼴이네요.

아무리봐도 멋진 풍경이예요.

원래 계획은 집으로 바로 오는거였는데, 트램을 타다가 또 잠깐 옆길로 세었습니다. 집근처에 한정거장만 가면 '비셰흐라드'라는 성이 있는데, 평소에는 정문으로 가서 후문으로 나왔다면, 이번에는 후문으로 가서 정문으로 갔습니다.

성의 후문이예요. 날씨가 좋아서인지 가족 단위로 산책 나오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어요. 비셰흐라드만해도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고즈넉해 좋답니다.

날씨가 맑고 살짝 칵테일에 취해 몸도 마음도 노근노근해져서 기분이 좋더라구요. 게다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라 더 즐거웠습니다.

벤치에 체코어로 '밀루유떼'는 사랑합니다라는 뜻이랍니다. 왠지 운치가 있네요.



성밖으로 나와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 성 근처에 있는 카페에 들렸어요.

깨끗한 내부가 좋아요. 음식맛은 깔끔한데, 솔직히 음식보다는 차가 훨씬 맛이 좋아서 점심보다는 커피 한잔 하기 좋은 곳이예요.

신랑은 에스프레소 룽고를 시켰는데, 제가 이 카페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커피와 함께 제공하는 저 쿠키랍니다.. 수제쿠키라서 정말 맛있어요. 그날 그날 만들어서인지 약간씩 다른것들을 제공하기도 하더군요. 커피맛도 좋았습니다.
가격 : 3000원

저는 배가 고파서 그냥 가볍게 먹을 마음으로 '모짜렐라 토마토' 한접시를 시켰습니다.
가격 : 5000원

저는 또 칵테일을 -.-;;
이탈리아 스피릿인 그라파가 베이스로 라임과 흑설탕을 섞은 그라피나(Grappina)칵테일인데, 제 입맛에 맛더라구요. 역시나 그라파 구하기 힘드니 집에서 만들수 없는 칵테일을 우선적으로 마셔봐야겠습니다.
가격 : 7000원

토스트는 그냥 무료로 제공인데, 바삭한것이 좋아요.

팁 포함해서 17000원정도 썼습니다.

매일 매일 데이트 하는 기분으로 살긴하지만, 이렇게 또 다른 데이트는 몸도 마음도 상쾌하게 하는것 같아요. 암튼, 오늘 솔로분들에게 제대로 염장질 했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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