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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버족의 표식 ㅣ 아침이슬 청소년 5
엘리자베스 G. 스피어 지음, 김기영 옮김 / 아침이슬 / 2006년 4월
평점 :
아침 이슬 청소년 시리즈를 몇권 읽지 않았지만, 아직까지는 매우 만족스러운 시리즈인것 같아요. 읽고 나면 마음이 자라는 느낌과 그 동안 생각해 보지 못했던 사건들에 대해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에스페란사의 골짜기'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삶과 애환등을 생각했다면, '비버족의 표식'에서는 인디언들의 삶을 통해 문명과 비문명에 대한 생각을 키울수 있는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인디언들의 이야기를 들을때면 마음이 많이 아퍼요. 그들이 오래도록 생활했던 터전을 문명이라는 이유로 미국인들이 그들을 핍박하고 죽음으로 몰아넣는 과정을 알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아마도 미국의 역사중에 가장 비극적인 역사가 아닌가 싶네요.
이 책에서 나오는 주인공 소년 매트는 아버지와 함께 출산을 앞둔 어머니와 여동생을 먼저 살던 곳에서 남기고 새로운 터전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던 소년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어머니와 여동생을 데리러 가신 동안 열세살인 매트는 혼자서 숲에서 생활하지요. 지금이라면 생각할수 없는 상황이지만, 한편으로는 지금의 아이들은 문명의 혜택이라는 말속에 무척이나 나약해진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혼자 생활하던 아이는 꿀이 먹고 싶어 벌집을 건드리면서 화를 당하지만 그 덕분에 친절한 비버족이라고 불리는 인디언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아틴이라 불리는 인디언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조건으로 사냥을 할수 없는 매틴에게 여러물품들을 제공하기로 하지요.
그동안 매트는 인디언이라면 무서운 존재로 알고 지내왔지만, 아틴을 통해 인디언이 얼마나 슬기로운 존재이며 자연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사는 집단이라는 것을 배우지요. 특히나 여태껏 문제가 없다고 생가해 왔던 '로빈 크루소' 이야기를 아틴을 통해 백인과 원주민(인디언)의 시각이 다르다는 것과 자기 것만이 옳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들의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은가를 깨닫게 됩니다. 이제 매트는 백인의 시각이 아닌 또 다른 시각에서 사물들을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삐거덕 거리는것 같은 매트와 아틴의 관계는 여러가지 사건들을 함께 겪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됩니다. 약속한 기한내에 아버지가 오지 않는 매트에게 자신들과 함께 떠나자는 제의를 받은 매트는 불안한 앞날과 인디언들의 생활에 매료되어 한순간 마음이 흔들리지만 아버지와의 약속과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매트는 자신의 보금자리를 지키기로 결심합니다.
문명의 삶이 비록 편할지 몰라도, 한순간의 편안함이 자연과 그 속에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다는것을 모르는것 같습니다. 재미를 위해 사냥하는 백인과 생계를 위해 사냥하는 인디언 중에 누가 야만인이고 문명인일까요?
단락별로 잘 나눠진 이야기와 삽화는 책을 재미있고 편안하게 읽는데 도움이 되는것 같아요. 읽는동안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이야기가 짧은것 같아 서운했어요. 꼭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