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페란사의 골짜기 아침이슬 청소년 3
팜 뮤뇨스 라이언 지음, 임경민 옮김 / 아침이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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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파파야가 슬프고 구아바가 애절한 이유'라고 설명한 책을 본적이 있었어요. 그 글을 읽으면서 언젠가 이 책을 읽어봐야겠구나...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아침이슬 청소년' 시리즈를 보고 눈길을 끄는 표지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선택하게 되었는데, 바로 이 책이 그때의 책이더군요.



한국판은 에스페란사의 골짜기의 중요한 의미를 두었다면, 원본의 디자인은 에스파란사가 미국에서 느꼈던 감정을 고대로 옮겨놓았네요. 실상 두 디자인 모두가 좋아요.

이 책은 부제목에서 과일과 야채의 이름을 적은것이 눈길을 끕니다. 그리고 그 과일과 야채가 어떻게 에스페란사의 삶과 연결이 되어있는지 무척 역설적이지만 공감이 가는 글로 이끌어요.  

멕시코의 부유한 농장주의 딸로 태어나 13번째 큰 생일을 위해 에스페란사가 좋아하는 파파야 샐러드를 준비한 아버지는 더 이상 딸의 생일에 참석할수 없었습니다. 에스페란사의 생일 전날 아빠는 산적들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아무리도 좋은평판을 받는 농장주라고 하지만 멕시코의 또 다른 현실을 보여주는 한 대목이 아닌가 싶어요. 멕시코 역시 빈부의 차가 심하고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대결로 언제나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상황 같거든요.

아버지의 죽음이 에스페란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댑니다. 멕시코 법률상 재산은 여성에게 상속할수 없어 아버지의 형제들이 상속하게 되고, 더 나아가 삼촌은 자신의 명성을 위해 에스페란사의 어머니와 결혼하려합니다. 결국 어머니는 에스페란사와 그녀를 돕는 하인과 함께 희망의 땅 미국으로 도망가게 됩니다.

하지만 미국 역시 희망만 가득한 땅은 아닙니다. 외국인 이민자의 노동력 착취, 편견, 부당한 대우등을 보면서 에스페란사는 진짜 세상에 대해 눈을 뜨게 됩니다. 사실 아메리카 드림의 이면에는 외국인 이미자들의 피나는 희생과 노동이 바탕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것 같아요. 그들은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큰소리 내지 못하는 것은 그로인해 일을 잃고 가족들을 부양할수 없게 되는것이 두려워서입니다. 그리고 미국은 그것을 이용해 큰 죄악을 저지르게 되네요.

멕시코와 가까운 텍사스에 살아봐서 멕시코인의 대우가 많이 부당하는 생각이 들곤 했어요. 지금도 그런 생각이 드는데, 그 당시는 얼마나 더 열악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유한 농장주의 딸에서 외국인 일일노동직의 자리에 있는 에스페란사의 삶은 고되지만 할머니의 말씀대로 인생에 있어 정상과 골짜기가 있으며 골짜기에 있으면 언젠가 정상에 오를수도 정상에 있으면서 골짜기에 내려갈수도 있다는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과 가족이 정상으로 오를수 있도록 열심히 생활합니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나중에 에스페란사가 자신의 땅을 되찾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결말로 서운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 이야기가 저자의 할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글이라는 것을 알고 어쩜 이것이 진짜 인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동감이 되었어요. 정말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아프고 애달프지만 그 속에 꿋꿋하게 삶을 개척해가는 에스페란사를 보며 희망을 느꼈습니다.

* 이 책을 읽는동안 멕시코 음식이 무척 먹고 싶었어요. 멕시코인들이 자주 먹는 콩이 들어있는 부리토와 또딜라에 싸먹는 고기, 살사소스등 멕시코 음식은 한국인들의 입맛에 잘 맞아서 종종 먹었었는데, 프라하에 오면서 자주 먹을수 없어 좀 서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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