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제9권 - 출사표
나관중 원작, 이문열 평역 / 민음사 / 2002년 3월
구판절판


맹절같이 어진 형에게 맹획 같은 모진 동생이 있는 게 믿어지지 않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왕화라는 이름의 식민지화를 꾀하는 공명의 입장에서 본 것일 뿐, 조금만 돌려서 보면 얼마든지 달리 해석할수도 있다. 다시 말하자면 맹절과 맹획은 강력한 침략자에 맞서는 약소민족의 두 가지 상반된 대응양식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한족의 우수한 중원문화에 깊이 빠져든 것으로 보이는 맹절에게는 그들의 비재에 순응하는 것이 자기들 종족의 보존과 번영에 더 이로우리라고 믿고 있었을 것이다. 그게 민족주의 입장에서 보면 진정한 투사요, 불굴의 지도자인 아우 맹획을 거세고 모진 인가능로 보게 한 것임에 틀림이 없다. 가망 없는 싸움으로 종족을 이끌어 숱한 종족의 목숨을 앗아가게 만든다는 뜻에서 한 말로 보면 그 또한 종족을 덜 사랑함이 아닌 듯하나, 그런 관점이 정복자인 공명의 그것과 일치하는 데는 어떤 섬뜩함이 느껴진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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