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뤼팽 전집 3 - 기암성 황금가지 아르센 뤼팽 전집 3
모리스 르블랑 지음, 소서영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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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고서야 왜 사람들이 뤼팽의 여러 이야기중에 '기암성'에 대해 높게 평가하는지 알겠더군요. 1,2편에는 뤼팽의 여러 모험담을 담고 있어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편은 그런 아쉬움을 잠재워주더군요.

사실 첫부분에 누군가의 죽음은 좀 불편했어요. 특히 그것이 뤼팽과 관련되었다면 더더욱 그렇지요. 과연 신사라 불리는 그 사람이 살인을 저질렀을까? 그가 직접 하지 않았더라도 그의 하수인들이 마약 살인을 했다면 무척 실망스러웠을거예요. 그런 저의 기분을 작가는 알았는지, 다행이도 살인자는 다른 사람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처음 사건의 본질을 너무 잘 파악하는 고등학생 이지도르를 보면서 혹 뤼팽의 어린시절이 아닐까? 착각했습니다. 하지만 곧 그는 또 다른 인물로 뤼팽의 호적수가 되지요. 그의 열정적인 태도로 인해 뤼팽을 지지했던 군중들은 곧 이지도르에게 매료됩니다. 아무래도 도둑보다는 정의에 이름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에게 더 매력을 느끼겠지요. ^^

이지도르로 인해 뤼팽의 시체를 찾았지만, 솔직히 저 역시 너무 쉽게 해결되는 사건과 뤼팽의 죽음은 바로 믿어지지 않더군요. 아마도 읽는이 모두가 그걸 느꼈었고, 이지도르 역시 알아챘을것니다. 그리고 곧 이지도르는 또 다른 사실을 알아내고, 뤼팽과 이지도르는 서로 마주하게 되지요.

뤼팽은 점점 강한 상대를 만남으로써 오히려 뤼팽의 가치를 더 높이게 됩니다. 워낙 변장술에 능한 그인지라, 책을 읽다보면 새로 등장하는 인물에 대해서 의심을 하게 되는데, 어느정도 저의 예상이 맞았을때는 무척 기쁘더군요.

전편에 숌즈로 인해 자신의 아지트가 발견되었다면, 이번에는 이지도르로 인해 비밀의 아지트가 발견됩니다. 사실 그는 그것을 막고 싶었겠지만, 결국 그는 자신의 안락함과 재물보다는 사랑을 쟁취하는 쪽을 선택합니다. 그가 도둑질을 했던것은 단지 재물때문이 아니라 삶에 있어 도전과 모험이 있기 때문이었지만, 이제 그는 도전과 모험은 사랑 앞에서 더 이상 흥미롭지 않다는 것이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이지도르를 통해 프랑스의 숨어 있는 역사를 선물합니다.

초반에는 그저 유명한 명화정도만 훔치는 일인가 싶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프랑스의 또 다른 역사에 대해서 접근하게 되네요. 사실 그점이 이책의 매력이 아닌가 싶어요. 무척 프랑스적인 추리소설은 읽는 저에게 프랑스에 대해서 좀더 여러시각을 보는 법을 배우게하고 흥미를 주는것 같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에도 이런류의 추리소설이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사건에서는 이지도르 뿐만 아니라 뤼팽의 숙적인 헐록 숌즈와 가니마르 형사가 등장합니다. 사실 이번에도 헐록 숌즈로 인해 가니마르 형사가 그다지 눈에 띄지는 않지만 암튼, 뤼팽은 이지도르와의 대화를 통해 헐록 숌즈와 가니마르는 더 이상 자신의 적수가 되지 못하지만 이지도르만은 인정하겠다는 말을하지요. 왠지 그말을 들었을때, 저는 영국의 유명한 탐정보다 도둑인 뤼팽과 고등학생인 이지도르가 훨씬 우월하다는 것을 암시하는것 같아 웃음이 나오더군요.

물론, 이 책을 읽은이들은 그점이 이 책의 재미를 반감시킨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것 같아요. 그만큼 홈즈 캐릭터가 많이들 사랑을 받아왔던터라 자신이 사랑한 캐릭터를 이렇게 무시하는것이 그다지 편하지 않지요. 게다가 마지막에 그가 보인 경거망동한 행동은 아무리가 그가 실수를 했다하더라도 그래서 더더욱 불편한 심기를 건드린것일지도 모르지요.

아무리 작가가 기존의 인물을 패러디해서 재창조했다고 하지만 읽는이에게는 숌즈와 홈즈는 같은 인물로 인식할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할수 밖에 없네요. 그 점이 이 책을 읽는데 불편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때론 그점이 이 책을 읽는 매력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마도 프랑스는 영국이 위대한 탐정을 먼저 만들었다는 실패감을 이런식으로 우위권을 쟁탈하고 싶었겠지요. 암튼, 프랑스와 영국이 서로 가지고 있는 역사를 생각한다면 작가의 이런 방식은 재미있는 애교로 봐준것도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암튼, 사랑 때문에 자신의 과거를 청산하려 했던 뤼팽을 보면서 어느정도 예상했던 결말이었지만,  초반의 유쾌하고 발랄함이 더더욱 마지막 비극을 더 슬프게 하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편이 더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겠어요. 때론 이런 비극적인 감정은 사람의 마음을 더 오래 각인시키게 되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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