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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앤 라이스 지음, 이극동 옮김 / 큰나무 / 1994년 12월
평점 :
절판
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본 탓에 언젠가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참 오랜후에 이 책을 읽게 되었네요. 원래는 영문으로 읽으려했다가, 번역본을 먼저 구하게 되어 그냥 읽게 되었어요. 솔직히 다 읽고나서는 영화가 아니었다면 이 책을 읽어보지 못했을텐데, 영화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도 좋았지만, 책이 더 마음에 드네요.
사람들은 신이나 선의 존재를 믿지 않지만, 여전히 악마의 존재를 믿는것 같습니다. 악마가 있다면 신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연 책속의 신은 뱀파이어의 존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자신에 대한 절망감으로 뱀파이어가 되어버린 루이스는 영화에서는 아내를 잃어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았던 로맨스적인 남자라면, 책에서는 동생을 잃어 방황하는 자였네요. 어쩜 아내를 잃은 쪽이 더 낭만적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서보다 더 채신머리 없어보이는 레스타가 등장하는데, 정말 수다장이더군요. 게다가 루이스만큼이나 오래된 뱀파이어가 아니었습니다. 그가 어떻게해서 뱀파이어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끝까지 이 책에서는 나오지 않았는데, 그를 주인공으로 한 또 다른 뱀파이어 연작이 있는데, 읽어보고 싶네요.
흡혈에 매료된 루이스를 보면서 예전부터 흡혈 자체를 에로티즘으로 간주해서 매력적인 행위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금기의 선을 넘는 행위라서 그럴까요? 확실히 영화보다 더 에로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에서도 루이스와 끌로디아의 관계에 대해서 그리지만 책만큼 못한것 같습니다. 정신은 루이스를 사랑할정도로 성숙한 여인이 된 끌로디아지만, 자신의 육체에 박제가 되어버린 모습이 참 안타깝더군요.
암튼, 끌로디아는 자신과 루이스를 위해 레스타를 처지합니다. 그리고 자신들과 같은 뱀파이어를 찾기 위해 유럽으로 가지요. 하지만 그런 끌러디아의 행동은 자신의 파멸을 불러일으킬지는 몰랐겠지요.
루이스는 레스타를 통해서 불멸의 생을 얻는 순간 소멸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됩니다. 사실 뱀파이어들은 영생을 하지만 변화되는 시대와 함께 변화하지 못하고 그 시대에 박제가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뱀파이어가 된 자들중에는 영생을 얻음에도 불구하고 오래도록 산 자가 없습니다. 끝없는 영원은 지루함과 공허만을 남기고 결국 스스로 파멸을 부르게 되는것이지요.
그런면에서 루이스는 다른 뱀파이어와는 달리 시대에 변화합니다. 그래서 뱀파이어의 극장을 운영하던 아르망은 루이스에게 끌려 자신의 무리를 버리고 루이스를 선택하지만 선과 악에 대한 갈등을 하던 루이스는 끌로디아가 죽는날 그의 선함도 함께 죽어버립니다. 그가 가지고 있던 선함이 바로 그의 열정이었고 변화의 원천이었던 셈입니다.
무척 몽환적인 느낌이 드는 소설이었어요. 읽는동안 짜릿한 기분도 들었고요. 여러가지 루이스 이야기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것은 뱀파이어가 된 후 더 이상 태양을 볼수 없어, 그 푸르르던 지중해의 바다가 검정색이었다고 이야기하는 장면이었어요. 무척 고독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예상외로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다른 뱀파이어 연작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