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앤 라이스 지음, 이극동 옮김 / 큰나무 / 1994년 12월
절판


신이나 선의 존재 모두를 더 이상 믿지 못하는 사람도 여전히 악마의 존재는 믿네. 난 왜인지를 모르겠어. 아니야, 왜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지. 사악함은 언제나 가능한 반면 선함은 영원히 어렵기 때문이지.-.쪽

난 빠는 행위에 완전히 매혹되었네. 노예의 따뜻한 발버둥이 내 손이 느끼고 있는 긴장을 달래주었고, 북소리가 다시 찾아오더군. 단지 이번엔 그의 심장 고동이 내 심장 고동과 똑같은 리듬으로 뛰면서 내 존재의 모든 조직을 울렸네. 마침내 고동소리가 점점 느려지면서 끝없이 계속될 것처럼 부드럽게 우르릉거렸어. 난 졸음과 무중력 상태에 빠져들었네.-.쪽

내 앞에 있는 그녀는 달콤하고 명료하며 곧 나이가 들고, 사라질, 이러한 순간들을 곧 잃어버릴, 그렇기에 더욱 아른아른하는 소중한 존재로 비치더군-.쪽

정제된 설탕은 일종의 독약이었어. 그것은 뉴 올리언즈에서는 삶의 본질과 같았지만 하도 달콤하여 치명적일 수 있었고, 하도 풍성하여 다른 모든 가치를 망각하도록 유혹했지.-.쪽

난 그 바닷물들이 파란색이기를 원했네. 그러나 그렇지 않더군. 지중해는 까맣더군. 저녁때의 바닷물이었지. 그때 내가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젊은이의 소박한 감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만 하고 영생하는 데 맞추어 훈련되지 않는 기억이란 놈이 슬쩍 놓쳐버린 걸 상기하려 애쓰면서 말이야. 이탈리아의 해안에서 까맣게 떨어졌고 그리스 해안에서도 까맣게 떨어져 새벽이 오기전 냉랭한 몇 시간은 언제나 까만 것 같았어.-.쪽

난 당신을 너무나 잘 이해할 따름입니다. 내 안에 있는 수동성이야말로 그 모든 것의 핵심이며 진짜 악마입니다. 그 허약함, 뒤틀리고 멍청한 윤리성 하나도 타협하길 거부하는 협소함, 그 바보 같은 자존심! 그것 때문에 난 자신이 지금의 내가 되도록 허용했습니다. 그것이 잘못이란 걸 알면서도, 그것 때문에 난 끌로디아를 뱀파이어로 만들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나는 그녀가 레스타를 죽이도록 방관했습니다. 그것이 잘못인 줄 알면서도. 바로 그녀 자신에게 그 결과가 되돌아가게 되고야 마는 것을. 나는 그걸 막기 위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들린느, 나는 그녀가 그 꼴이 되도록 했습니다. 내가 결코 그녀를 우리와 같은 존재로 만들지 말았어야 했는데도. 나는 그게 잘못인 줄 알고 있었어요.-.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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