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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만났어 ㅣ 작가의 발견 2
배명훈.김보영.박애진 지음 / 행복한책읽기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우연히 이 책을 접하게 되었을때, 살짝 갈등했었습니다. 한국 작가가 쓴 SF라는 사실이 이 책을 선택하는 약간의 걸림돌이 되었거든요. 솔직히 한국작가의 SF를 읽어본 기억이 없다는 사실이 들면서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고 놀랐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살펴보게 되었고, 대체적으로 평점도 좋았던 터라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책이었고, 읽지 않았더라면 후회할뻔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작품들을 만나봤으면 좋겠어요.
배명훈님의 '이웃집 신화'는 처음에는 공포로 그다음에는 에로틱하게 다가와서 이게 정말 SF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지막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 상황의 독특한 결말은 꽤 멋지군..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누군가를 만났어'는 다 읽고 나서도 그다지 제목을 쓸 정도의 소제는 아닌것 같은데... 어쩜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말이기도 해서인지 몰라도, 다 읽고 나서는 계속 생각나는 단편이었어요. 왠지 쓸쓸해보이면서도 아름다워보이는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며 누워있었던 주인공의 심정이 계속 마음에 남아서인가봐요.
개인적으로 김보영님의 '미래로 가는 사람들'의 단편들이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4편의 글들이 각기 다른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지만, 하나의 이야기라는 점과 공간은 정지하지 않고 시간만 정지하고 있는 광속으로의 여행을 통해 반복되는 인류의 흥망을 보는것도 흥미로웠던것 같습니다. 어느새 신이 되어 버린 '시간여행자'를 보면서 인류의 문명에 대한 또 다른 시각도 재미있었습니다.
박애진님의 글은 꽤 무자비하고 잔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체의 조합'에서는 좀비와 프랑케슈타인을 연상케하는 자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섬찟했어요. 어느 곳에도 안식할수 없는 그들을 보면서 단지 소설속에만 존재하는 세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의 사랑스러웠던 인형 네므' 그중에 가장 판타스틱한 동화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그 동화를 찢어버리고 마는 주인공을 보면서 섬뜻한 슬픔이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