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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살인
아르노 들랄랑드 지음, 권수연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원래 이 책을 베네치아로 갔다 오기전에 읽으려 했는데, 사정상 베네치아에 갔다와서 다 읽게 되었네요. 만약 이 책을 읽고 베네치아에 갔었다면, 여행하는 내내 이 책으로 인해 기뻤을 것 같아요. 내가 읽었던 장소를 직접 가서 본다는 사실 때문에 말이죠. 하지만 갔다와서 이 책을 읽어도 또 다른 기쁨이 있더군요. 제가 보았던 산 마르코 광장, 리알토 다리, 리도섬등의 정경이 다시 떠오르게해서 읽는동안 친근감이 느껴졌답니다.
아무래도 가봤던 곳이 배경이어서인지 책을 읽으면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사람이 설마..설마..하며 제가 생각하던 인물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그는 주인공은 아니더군요. 제가 생각한 주인공은 카사노바였어요. 바로 탄식의 다리를 건너 감옥에 갖힌 사람 중에 유일하게 그곳을 탈출한 사람이거든요. 하지만 주인공은 카사노바가 아닌 카사노바의 친구인 흑란이라고 불리는 피에트로 였습니다. 그래도 역사 속의 실제 인물과 사실을 배경으로 한 추리 소설이기에, 정말 있었던 이야기를 읽는 것 같아서 재미있었습니다.
베네치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카니발이 아닌가 싶어요. 카니발 축제 기간 동안 천민이 귀족이 되고, 귀족이 천민으로 가장하며, 너와 내가 바뀌고 방종과 파격이 허용되는 어찌보면 퇴폐적이지만 무척 낭만적인 축제가 아닐수가 없네요.
이 소설은 카니발 축제를 분지 하기전에 발생한 일련의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답니다. 살인 사건은 단테 신곡의 9개의 지옥도에 맞춰 살인이 일어나는데, 악마주의적인 분위기가 이 책을 더 암울하고 기괴하게 이끌어가지요. 사실 어느 정도 범인을 추측해서 범인이 등장했을 때 그리 놀랍지는 않았어요.
전반적으로 초반의 흥미로움에 비해 매듭이 좀 싱거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읽는 동안 베네치아에 대해서 좀더 알게 되어 좋았고, 정말 작가가 베네치아에 대해서 상세히 묘사해서 더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매끄럽지 않은 번역 때문에 초반에 내용속으로 집중하기까지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한번 집중하게 되면 빠져나갈수 없는 매력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