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바에서 보낸 편지
임지현 / 강 / 1998년 3월
절판


원래 독일어로 '폴란드 경제(polnische Wirtschaft)'라고 하면, 고유명사가 아니라 속어로 후진적이고 야만적이며 도통 질서라고는 없는 그런 무정부주의적 경제 상태를 가리키는 일반명사지요. 이 말은 이미 18세기에 멸망 직전의 폴란드 공화정이 국가 개혁과 중상주의의 도입에 실패했을 때부터 독일인들에 의해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혹 일본 사람들도 '조선 경제'라는 말을 그런 뉘앙스로 쓰는지 궁금합니다만…… 어쨌든 독일 수상 콜(Helmut Kohl)이 마가렛 대처(Magaret Thacher)하고 회담할 때, 무심코 그 말을 썼다가 며칠 후에 영국 외무성에서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느냐고 묻는 문의 전보를 받았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콜은 동유럽이 무너진 후에 서구 경제가 그런 식으로 운영되어서는 안된다는 의미에서 썼던 게지요. 『폴리티카(Politika)』라는 이곳의 유명한 시사 주간지 연말 특집에서 읽은 이야기입니다. 그 기사에 따르면, 오늘날에는 견고하고 좋은 상품의 대명사인 '독일제(Made in Germany)'도 19세기 말의 영국에서는 형편없고 조야한 물건을 가리키는 은어로 사용되었다는 겁니다. 요지는 '폴란드 경제'라는 말의 의미도 그렇게 바뀔 수 있는가, 또 어떻게 하면 그렇게 바꿀 수 있는가 하는 것이지요.-.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