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레스 클레이본 스티븐 킹 걸작선 4
스티븐 킹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11월
구판절판


뜨개바늘은 계속 찰칵찰칵 소리를 내고, 빗줄기는 창틀을 타고 흘러내리면서 여편네 뺨하고 이마에 검은 핏줄처럼 구불구불한 그림자를 그렸지. 그걸 보고 있자니 옛날에 할머니가 해 준 얘기가 생각났어. 별들 속에 세 자매가 살면서 우리 인생을 뜨개질하고 있다는 얘기… 하나는 실을 잣고, 하나는 실을 붙들고, 나머지 하나는 아무때나 마음이 내킬 때마다 실을 자른다고. 아마 그 마지막 여자 이름이 아트로포스였을 거야. 그게 틀린 이름이라 해도, 그 이름만 생각하면 항상 몸이 오싹해.-184쪽

"다 알아." 그 여편네가 뜨고 있던 스웨터에서 새로운 줄을 시작하면서 말을 이었어. "나도 다 안다고, 돌로레스."
"저… 조심하지 않으면 그 인간을 죽여 버릴 거예요. 그게 무서워요. 그런 생각을 하면 돈 생각은 안나요. 아무 생각도 안난다고요."
"허튼소리." 그 여편네가 말했어. 뜨개바늘이 여편네 무릎 위에서 계속 찰칵찰칵 소리를 냈지. "남편들은 매일 죽어. 돌로레스. 음, 아마 지금도 어딘가에서 어떤 남편이 죽어 가고 있을걸. 우리가 여기 앉아서 얘기를 하는 동안에 말이야. 남편들은 죽으면서 아내한테 돈을 남겨 주지." 여편네가 한 줄을 다 뜨고 나를 올려다봤지만 빗줄기의 그림자 때문에 나는 여전히 그 눈의 표정을 볼수 없었어. 그 여편네 얼굴에서 온통 빗줄기가 뱀처럼 구불구불 기어 다니고 있었지. "난 분명히 알고 있어, 그렇지? 내 남편이 어떻게 됐는지 봐."
나는 아무 말도 할수 없었어. 끈끈이에 달라붙은 파리처럼 혀가 입천장에 딱 붙어 버렸다니까.
"사고가 가끔은 불행한 여자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지."
-186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