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의 역사
브라이언 이니스 지음, 김윤성 옮김 / 들녘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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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은 인간의 권리와 존엄성에 대한 비열하고도 사악한 침해이자 죄악이며, 어떤 식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저열한 수단이다. 생각해보라. 이를 과연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겠는가? 1956년 11월, 알제리의 알제 시市에서 폴 테강Paul Teitgen은 커다란 딜레마에 빠졌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독일 다카우Dachau의 강제수용소에서 독일인들에게 끊임없이 고문당했던 프랑스 레지스탕스의 영웅 테강이 알제 시의 사무국장으로 일할 때의 일이었다. 당시 알제리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공산당 지지자 이브통Fernand Yveton이라는 사람이 자기가 일하던 가스공장에 폭탄을 설치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는데, 두 번째 폭탄을 아직 찾지 못해 수백의 인명이 위협받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브통은 두 번째 폭탄이 어디에 있는지 결코 말하지 않으려 했고, 경찰국장은 온갖 고문을 동원해서라도 자백을 받아내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나는 이브통을 고문하라는 지시를 거절했다. 나는 온종일 고민했다. 결국 폭탄은 폭발하지 않았고, 정말 다행스럽게도 내 선택은 옳았다. 일단 고문이라는 작업에 들어가면 우리는 모든 인간성을 잃기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공포는 모든 고문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이른바 인류의 문명은 한낱 겉치장으로 덧씌워져 있다. 그것을 뜯어내기만 하면 그 속에 도사리고 있는 공포를 발견할 수 있다. 독일인도 마찬가지였겠지만 프랑스인들은 결코 타고난 고문 가해자가 아니다. 하지만 친구들이 죽어가는 장면을 보게 되면 그 겉치장은 곧 사라진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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