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코는 개나 고양이를 얼러가며 아무렇지도 않게 그 주인들로부터 이야기를 캐내는 데 엄청난 소질이 있었다. 나 역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저런 얘기들을 흘린 모양이었다.
인간을 다루는 의사나 간호사들은 환자의 비밀을 지키도록 되어 있다. 그건 그저 겉으로만 그런 것이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무튼 일단은 그게 정해진 규칙이다. 그런데 개나 고양이를 다루는 이에게는 그런 규칙이 없다는 게 최근 내가 깨달은 일 중의 하나였다. 환자는 말을 하지 못하는 동물이지만, 개를 쓰다듬는 손을 통해, 고양이를 빗질하는 브러시를 통해 너무도 쉽게 그 주인들의 비밀이 새어나가는 것이다.
게이코는 이 근처에서 동물을 기르는 여자들에 대해 대단히 상세한 내용까지 알고 있었다. 자기 얘기도 뒷전에서 어지간히 숙덕거려지는데, 그녀는 그건 전혀 깨닫지 못하는지 도톰한 입술을 뾰족하게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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