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팔뜨기인 쥘리앵 메나르는 아빠에게 맞는다. 아르노 피셔도 아빠에게 맞는다. 로제르는 형 뤼시앵에게 맞는다. 꼬마들도 잘못해서 뤼시앵에게 꼬투리를 잡히면 맞는다. 마티유 레리도 아빠에게 맞는다. 아드리앵 쿠틔리에는 엄마에게 맞는다. 모두가 두들겨 맞는다.
->아이가 잘못했을때 부모가 혼낼수도 있지만, 자크에게 맞는다는 느낌은 왠지 자신이 어리기 때문에 어른들에게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자크가 그렇게 생각하게 된 부모의 잘못이 크네요.-29쪽
상처가 난 나무는 자크와 봉지의 나무였다. 그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겨울 나무, 새까맣고 비쩍 마른 나무, 제발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조용히 혼자 있게 내버려둬 달라고 애원하는 나무, 키가 학교 건물 3층까지 닿는 나무였다. 자크는 수업 시간에 지루할 때마다 창문으로 이 나무를 보곤 했다. 이 나무는 잔가지까지 높이 가늘게 솟아 있어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다. 이 나무는 무성한 가지들로 그림자를 드리우고,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며 자크를 마주 쳐다보곤 했다. 이 나무는 그림으로 그리기가 아주 쉬웠다. 이 나무는 귀를 나무의 몸통에 갖다대면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나무, 누군가 손을 대면 손이 떨리게 하는 나무, 몸속에 아이들을 숨겨놓은 것 같은 나무였다.-7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