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제2권 - 구름처럼 이는 영웅
나관중 원작, 이문열 평역 / 민음사 / 2002년 3월
구판절판


원소만은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는 모양이었다.
"한낱 궁수를 내보내 싸우게 한다면 반드시 화웅의 비웃음을 사게 될것이오." 그런 원소를 조조가 다시 달랬다.
"이 사람의 의표가 속되지 않으니 화웅이 어찌 그가 한낱 궁수인줄 알아보겠소? 한번 내보내 봅시다"
그래도 여전히 원소는 허락하려 들지 않았다. 조조와 원소의 차이점을 잘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조조가 능력만 있으면 출신이나 경력이나 세상의 평판 따위는 무시하고 사람을 쓰는것에 비해 원소는 그렇지가 못했다. 원소는 언제나 인간 그 자체보다도 가문이나 직위, 경력 따위 등 그에게 부가된 사회적 제도적 인정을 중시했다. 하지만 그런 것들에 의지해 사람을 판단하고 쓰는 일은 평화로운 시대를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어지러운 시대에 대처해 나가는 데는 힘이 되기 어렵다. 평화로운 시대는 종종 굳은 사회 멈추어진 사회와 같은 뜻으로 되어, 움직이는 사회 변화하는 사회와 일치하기도 하는 난세에는 그 굳어버린 지식과 시효가 지나가 버린 공식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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