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물에 이름을 주고, 명찰을 붙이고, 명칭을 부여하는 것, 이름 없는 무명 상태에서 구해 내는 것, 요컨대 사물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 그것이 사물을 존재시키는 방법이야. 이 경우에는 새나 '상상 속의 비행 유기체'에 존재성을 부여하는 방법이지.-.쪽
만약은 다구어들이 '배고픔의 예술가'라고 대답했습니다. "다구어들은 배가 고프면 모든 입으로 이야기를 삼키기 때문이지. 그러면 그들의 내장 속에서 기적이 일어나. 한 이야기의 갈래가 다른 이야기의 착상과 결합하는 거야. 이윽고 다구어들이 야잇!하고 이야기를 뱉어내면, 그건 이미 낡은 이야기가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로 바뀌어 있지. 이봐, 꼬마 도둑. 어떤 것도 무에서 생겨날 수는 없어. 어떤 이야기도 무에서 생겨나지는 않아. 새로운 이야기는 낡은 이야기에서 태어나지. 새로운 이야기를 새롭게 만드는 것은 바로 새로운 결합이다. 그러니까 우리의 예술적인 다구어들은 정말로 자신들의 소화기관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하고 있는 거야.-.쪽
'그림자-전사'의 칼춤을 구경하면서 하룬은 자신이 말려든 이 이상한 모험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수다 나라와 잠잠 나라의 이 전투에는 서로 대립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하룬은 경탄했습니다. '수다는 밝고 잠잠은 어두워. 수다는 따뜻하고 잠잠은 얼어붙을 듯이 추워. 수다는 온통 시끄러운데 잠잠은 그림자처럼 조용해. 수다족은 바다를 사랑하지만 잠잠족은 바다를 오염시키려고 애쓰지. 수다족은 이야기와 말을 사랑하는데 잠잠족은 그런 것들을 증오하는 것 같아.' 이 전쟁은 사랑과 죽음의 전쟁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하룬은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림자-전사의 춤은 침묵도 나름대로 우아하고 아름답다는 것, 몸짓도 말만큼 고상할 수 있다는 것, 어둠의 생물도 빛의 자식들만큼 사랑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하룬에게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수다족과 잠잠족이 서로 그렇게 미워하지 않는 다면 상대가 아주 흥미로운 존재라는 것을 실제로 깨달을 수 있을 텐데.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잖아.'-.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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