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뭐야?"
도라 이모는 마지못해 내 등을 톡톡 두드리며 물었다.
"이모, 토토예요."
작은 파마머리들은 자신들이 지은 이름을 뿌듯해하며 똑같이 대답했다.
도라 이모는 성베르나르도회 수녀 같은 표정을 짓더니 '음' 하고 가볍게 신음 소리를 냈다.
"이제부터 얘 이름은 '로드'다."
이모가 말했다.
나는 당연히 군말 없이 받아들였다. 이름이란 것이 사람들에게는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니까. 하지만 속마음을 말하면, 나란 개가 점점 급속히 보잘것없어지는 기분이었다. 귀돌이에서 토토로, 토토에서 로드로……. 다음 번 내 주인은 나를 재채기로 부르는 건 아닐지.-.쪽
그다음은 나였다. 나는 차츰 이름이 사라졌기 때문에, 이제 한술 더 떠 '이름 없음'이라 붙여질까 봐 떨고 있었다.
"괜찮으시다면, 당신은 '귀돌이 신사, 배고픈 카시페로 공작'이라고 부르고 싶소."
배고픈 카시페로 공작. 그리고 진짜 내 이름이었던 귀돌이, 거기다가 신사까지. 나는 생명이 다시 내 몸으로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단지 내가 두려워했던 것처럼 '이름 없음'이 아닌 제대로 된 이름을 얻었기 때문이 아니라, 내게 붙여 준 이름이 무척 완벽하고 분에 넘쳐서, 또 계속해서 볼품없어지는 이름에서 나를 해방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수프가 아닌 이름 때문에 인간들에게 개와 화해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한 번 주기로 마음먹었다.-.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