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기나 보자 하는 식으로 밤낮없이 억척스럽게 일을 해대는 한국 사람들을 보고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에 뒤따라 ‘철인들’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철학하는 사람들이란 뜻이 아니라 쇠로 만든 사람들이란 뜻이었다. 사우디인들의 그런 평가는 기술과 성실을 인정하는 신뢰의 표현이니까 그지없이 고마운 일이지만, 한국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더없이 서글프고 가슴 아픈 칭호이기도 했다.
한국 사람들이 쇠로 만들어졌을 리 만무하고,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이 뚜렷뚜렷한 땅에서 나고 자랐으니 더위에 강할 수 있는 체질도 아니었다. 더위에 강하기로는 더운 나라 태국이나 필리핀사람들일 것은 더 말할 것이 없었다. 그런데 한국 사람이 구덩이를 서너 개 팔 때 태국 사람은 구덩이를 한 개밖에 파지 못하고, 한국 사람들이 일하는 식으로 필리핀 사람들에게 시키면 하루 일하고 사흘을 앓아 눕는다는 말은 어디서나 들을 수 있었다. 태국이나 필리핀 사람들은 대개 대만 회사들에 고용되어 있었다. 한국 사람들은 오로지 가난을 면하겠다는 일념으로 사우디 사람들조차 피하는 살인적인 더위를 무릅써가며 사생결단 일에 나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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