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4 - 제2부 유형시대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구판절판


"허진을 볼 때마다 이 세상의 정의고 진실은 무엇인가, 그런 것이 과연 있기는 있는 것인가, 많이 회의하게 돼."
"정의와 진실은 현실 속에서 끝없이 패배한다. 다만 긴 역사 속에서 승리할 뿐이다."

-78쪽

"와따메, 봉사 눈 뜨나마나, 앉은뱅이 스나마나 아니드라고. 비누 아깝고 뜨신 물은 워디서 그냥 솟간디?"
연신 코를 풀어대며 낯을 씻고 또 씻는 둘을 향해 밥집 주인여자가 퉁을 놓았다.
"예에…?"
배상집이 또 말을 얼른 알아듣지 못한 얼굴로 주인여자를 쳐다보았다.
"광부 낯 씻으나마나니까 그만 씻으라는 말이잖아요."
유일민은 빙긋이 웃으며 설명을 붙였다.
"아아, 그런 뜻이군. 이거 말야, 전라도말은 참 묘하고도 희한해. 이리 돌려 치고, 저리 돌려 치고, 비유도 많고 유식한 말도 많아 정신이 하나도 없어. 하여튼 뭔가 수준이 다른데, 그 이유가 뭐지?"
배상집은 유일민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갸웃했다.
"글쎄요. 그게 전라도만의 특징일 텐데, 그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어려서부터 그런 말 속에 묻혀 살았을 뿐 그 이유를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유일민은 그냥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
-1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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