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을 때 자식들한테 남길 유언이 꼭 한마디 있네. 그게 뭔고 하니, 나라를 또다시 뺏기게되더라도 절대로 독립운동하지 말아라. 눈치껏 요령껏 사는게 최상수다, 하고 말할 작정이야.’ 어느날 만취한 옛 동지가 한말이었고 ‘허! 그것 참 명언 중에 명언이로군. 그래, 나도 그리해야 되겠구먼. 허허허…’ 남편의 헛웃음은 공허하고 길었다.
=> 충분히 공감이 가는 현실입니다.-67쪽
천두만은 뒷사람에게 자리를 내주고 일어났다. 아침밥에 비해 배는 반도 안 찼다. 그 아쉬움과 함께 고향 산천이 떠올랐다. 그리고 고향 냄새가 물큰 풍겨왔다. 참 이상한 일이었다. 고향이 떠오르면 꼭 냄새까지 풍겨왔다. 그런데 그 냄새는 두 번 맡으려 하면 더는 나지 않았다. 처음 풍긴 냄새는 그리도 짙고 선명했는데 왜 두번째는 맡을 수 없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고향은 더욱 그리웠다. 그리운 만큼 돌아가고 싶었다. 기름기 자르르 도는 쌀밥을 잘 익은 배추김치 쭉쭉 찢어 걸쳐 배 처지게 먹었던 그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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