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은 그녀를 보고 말했다. "아가씨, 조급해하지 마세요. 레몬 껍질을 물속에 충분히 담가두면 쓴 맛이 레몬차 속에 용해되어 시원하고 감미로운 맛을 내게 된다는 것을 알고 계세요? 바로 지금 당신이 필요로 하는 맛이지요. 그러니 조급하게 레몬의 향기를 짜내려고 하지 마세요. 그러면 혼탁해질 뿐 차의 맛을 망치게 됩니다."
여자는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종업원의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그녀는 종업원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럼,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레몬향이 가장 좋게 우러나나요?"
종업원은 웃으며 대답했다. "12시간입니다. 12시간이 지나면 레몬이 자신의 향을 전부 방출하므로 가장 좋은 맛의 레몬차를 마실 수 있습니다. 그걸 마시려면 당신은 12시간의 기다림을 투자해야만 합니다."
종업원은 잠시 멈추었다가 이어서 계속 말했다. "차를 우려내는 일 뿐만 아니라, 무슨 일이든 12시간의 인내와 기다림을 가지고 생각해 본다면 생각했던 만큼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여자는 종업원을 바라보았다. "그게 무슨 말이죠?"
종업원은 미소를 지었다. "저는 단지 레몬차를 우려내는 방법을 알려드리고 있는 겁니다. 차를 우려내는 방법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맛있는 인생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종업원은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는 자리를 떠났다. -.쪽
여자는 레몬차 보며 조용히 깊은 생각에 잠겼다. 여자는 집에 돌아와 레몬차를 만들어 보았다. 그녀는 레몬을 둥글고 얇게 잘라서 찻잔에 넣었다.
그녀는 조용히 잔속의 레몬 조각을 바라보았다. 레몬 조각들이 호흡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세포들이 열려 투명하게 반짝이는 물방울이 응결되고 있었다. 레몬의 생명과 혼이 승화되어 천천히 방출되어 나오는 것처럼 보였다. 12시간 후, 그녀는 이제껏 마셔보지 못 했던 가장 맛있는 레몬차를 맛보았다. 레몬이 차에 완전히 용해되어야만 이와 같은 완벽한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을 그녀는 알게 되었다.-.쪽
"얘야, 이게 무엇이냐?"
"당근하고 계란, 커피잖아요."
아버지는 딸에게 가까이 다가와 당근을 만져보라고 했다. 처음에 솥에 넣을 때와는 달리 잘 익어 말랑말랑해져 있었다. 아버지는 또 계란을 깨보라고 했다. 계란껍질을 벗겨보니 역시 속이 단단히 잘 익어 있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는 딸에게 커피를 마셔보라고 했다. 딸은 은은한 향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신 후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딸이 커피 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제게 왜 이런 걸 시키시는 거죠?"
아버지가 말했다.
"이 당근과 계란, 커피는 모두 똑같이 뜨거운 물에 들어가는 역경을 겪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모두 다르게 나타났지. 당근은 솥에 들어가기 전에는 젓가락으로 찔러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아주 강하고 단단했지만 끓는 물 속에서 물러지고 부드러워졌지. 반대로 깨지기 쉬웠던 계란은 아주 단단해졌고, 가루였던 커피는 물이 되지 않았니? 넌 어느 쪽인지 생각해봐라. 넌 역경이 찾아왔을 때 어떻게 반응하지? 넌 당근이냐, 계란이냐, 아니면 커피이냐?"
아버지는 묵묵히 생각에 잠긴 딸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본래 강했지만 어려움과 고통이 닥치자 스스로 몸을 움츠리고 아주 약해져버리는 당근이냐? 아니면 본래는 연약하고 불안했지만, 소중한 사람의 죽음, 이별, 이혼, 혹은 실직과 같은 시련을 겪고 난 후 더욱 강인해지는 계란이냐? 그도 아니면 자신에게 고통을 주었던 뜨거운 물을 변화시키고 가장 뜨거워졌을 때 가장 좋은 향기를 내는 커피이냐? 네가 커피가 될 수 있다면 가장 힘든 상황에서도 현명해지고 희망을 가지게 될 것이며, 네 주변의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게다."-.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