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이면에는 두 사람의 경험 세계가 깔려 있는데 누구나 자기 경험을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그러므로 일방적으로 자기 경험을 늘어놓지 말고,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상대방이 경험한 세계를 이해하고 잘 끌어들여 이야기에 재미있게 연계시키는 화법이 가장 바람직하다.
알고 지낸 지 오래되어 서로가 경험한 세계를 모두 알면 대화가 원만하게 이어진다. 그래서 사이 좋은 사람들끼리는 이야기하기가 편하다. 그러나 동창회에서 20년 만에 만난 동창과는 처음 5~10분 동안만 신나게 말을 주고받다가 그 뒤로는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 난처해진다. 상대방의 20년 동안의 경험을 몰라서 이야깃거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 대화를 능숙하게 하는 사람은 자기 경험을 대화 속에 짜 넣는다. 그러면 수박 겉핥기식 대화가 아니라 최근에 자신이 경험한 것을 이야기하게 되고, 상대방의 경험에서 화제를 끌어내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질문 능력이다. 따라서 말을 재미있게 한다고 모두 대화의 달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나는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는데, 내 경험 세계를 한 번도 묻지 않은 사람들이 꽤 있다. 그러면서도 내가 상대방의 경험에서 무언가를 이끌어 내려고 질문을 던지면 그들은 금방 신이 나서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러고 나서 '당신은 어땠습니까?'라고 내게 물었으면 대화가 조금이라도 진전되었을 텐데 그 질문조차 안 하는 사람이 많았다. 모두 자신만을 생각하며 대화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라고 해서 꼭 그가 대화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있으면 일을 처리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별 문제는 없다. 다만 즐거운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서로의 경험을 섞는 일이 중요하다. 양쪽의 지혜가 한데 섞인다는 쾌감을 느껴야 만족스러울 들 것이다.-.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