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1 - 제1부 격랑시대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1년 11월
평점 :
절판


fjt조정래님의 '한강'을 구입한지가 오래 되었는데, 2번의 바다를 넘어서야 읽게 되었네요. 사실 이 책이 재미없어서 읽기 싫은것이 아니라(이 책을 잡는 순간, 재미를 느낄거라 믿었고 정말 그러했습니다.) 우리 역사의 슬픔과 비극을 접하기가 두려워서인것 같았습니다.

올해도 읽지 않으면 언제 읽을지 기약이 없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때는 6.25전쟁이 끝나고, 이승만 대통령이 정권을 잡던 시절입니다. 모두들 전쟁으로 인해 가난하고, 또 이데올로기의 휴유증으로 힘들어하고 있지만, 여전히 권력층은 호의호식하며 부패되어 있는 모습을 보니 답답하더군요.

역시나, 조정래님의 소설속에는 누구 하나가 주인공이다고 말할수 없을만큼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뚜렷합니다. 그래도 그중에는 유일민, 유일표 형제가 눈에 띄네요. 월북한 아버지를 둔 형제는 남들보다 열심히 노력해서 공부하지만 왠지 아버지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것 같은 불행한 느낌이 드네요.

1편에는 이승만을 하야 시켰던 4.19혁명에 대해서 나옵니다. 예전에도 많이 들었던 사건인데, 글로 읽으니 느낌이 새롭더군요. 학생들의 힘이 그토록 대단했다는것도 놀라운 한편, 그 당시 학생들의 심리적 갈등도 충분히 이해가 갔습니다. 조정래님의 글이 좋은것은 한쪽의 편에 치우쳐서 이야기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어쩔수 없는 선택으로 희생자가 될수 없었던 사람들을 함께 그려서 좋아요.

학생들에게 총을 쏘는 경찰들이나 군인들도 정치에 의해 희생당하는 또 하나의 국민들일뿐이지요. 무장하지 않은 경찰은 재쳐두고, 무장한 경찰들에게 달려들어 결국 학생들에게 맞아죽은 경찰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플뿐이었습니다.

역사적인 풍파속에 유일민, 유일표 형제가 잘 헤쳐나가길 바랄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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