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고의 문장 이덕무를 읽다 - 간서치 이덕무와 그의 벗들이 들려주는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내면 풍경
한정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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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책벌레였던 그, 『이덕무를 읽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동서양 지식인을 연구하게 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저자는 그 연구 이후로 자칭 '이덕무 마니아'가 되었다고 한다.

이덕무는 자신이 글을 쓰는 근간에 어린아이의 천진함과 처녀의 순수함이 자리하고 있어서 '진정' 그대로임을 말한다.
천진함과 순수함은 가식이나 인위가 아닌 진정성을 공통분모로 삼는다. 다시 말해 이덕무에게 창작의 원동력은 다름 아닌 진정성이다. 
글쓰기를 좋아한 이덕무는 틀에 얽매여있지 않았으며 순수하고 천진난만했다고 한다. 또한, 그는 호기심이 많아 두루두루 다양한 방면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책에 나온 그의 작품들을 보면 글쓰기를 참 좋아했다는 것이 문장 속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18세기 지식인들 사이에서 '벽'에 대한 예찬과 '치'에 대한 애호가 한창 터져나오기 시작한다.
당시 이덕무의 벗이자 학문적 사상동지인 박제가, 유득공, 이서구 등 그들 또한 각각의 벽이 있었다.
예를 들면 화가 김덕형은 종일내내 꽃만 바라보는 벽이 있었고 이덕무의 벗인 서상수도 골동품, 서화를 수집하여 감상하는 벽이 있었다.
그럼 이덕무의 벽은 무엇이었을까? 예상했듯이 책과 관련된 벽이 있었다. 바로 책을 베껴 쓰는 벽(癖於抄寫)이였다.
책을 살 형편이 되지못해 이덕무는 직접 책을 베껴 써서 수집했던 것이다. 이덕무는 책에 미친 진정한 책벌레이자 애서가였다.

책 속 이덕무의 작품을 들여다보면서 그가 추구했던 글쓰기 철학, 더 나아가 당시의 인문 철학까지도 엿볼 수 있었는데 꽤 흥미로웠던 것은 그의 벽이였다.
벽어초사, 얼마나 책이 좋았으면 책을 다 베껴 써서 소장하고 있었을까?
물론 형편이 좋지못해 돈 주고 사서 소장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지만, 책 한 권을 베껴쓴다는 것은 진정으로 책을 좋아해야만 할 수 있는 행동이다.
이덕무, 그는 정말 책으로 완성된 사람이 아닐까싶다. 정말 많이 읽었고 정말 많이 탐구하며 파고들었다.
그는 진정한 책벌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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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인간학 - 비움으로써 채우는 천년의 지혜, 노자 도덕경
김종건 지음 / 다산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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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움으로써 채워넣는 것, 『노자의 인간학』

 

 

 

 

 

『하나, 책과 마주하다』


출근길 버스와 지하철은 그야말로 콩나물시루를 연상케하는데 그렇게 직장에 다다르면 업무보기도 전에 이미 지쳐버린다.

길고 긴 오전업무가 시작되고 하루 중 유일하게 숨쉴 수 있는 점심시간에는 식후 아메리카노 한 잔이 잠시나마 위안을 준다.

그렇게 아메리카노의 위안도 잠시 오후 근무가 시작된다. 퇴근시간이지만 일단 부장님과 팀장님 눈치를 한번 스윽 보게된다.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집에 갈 준비도 하지 않는다. 야근이 일상이긴 하지만 야근도 아닌데 그렇게 느즈막히 퇴근을 한다.

하려는 순간 '가기 전에 한 잔 어떤가?'라는 말이 들려온다. 집에서 쉬고싶은 맘이 굴뚝같지만 그렇게 몸은 포차집으로 향하고 눈치봐서 슬쩍 자리를 뜬다.

꾸역꾸역 지하철 안에 몸을 실어 집으로 향한다. 샤워할 힘도 없다. 내일 출근을 위해 대충 얼른 씻고 잠이 든다.

대한민국에서 직장인의 삶이란 참으로 고되고 힘든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고된 일상에 지쳐버린 주인공에게 아내가 문서 하나를 건넨다. '도덕경'


도덕경 44장

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 (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

만족을 알면 욕됨이 없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로움이 없으니, 오래갈 수 있다.


도덕경 81장

信言不美 美言不信 善者不辨 辯者不善 (신언불미 미언불신 선자불변 변자불선)

믿음직한 말은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말은 믿음직하지 않다. 선한 사람은 교묘하게 말하지 않고, 교묘하게 말하는 사람은 선하지 않다.


그렇게 주인공은 도덕경을 읽기 시작했고 딸 지민이의 받아쓰기용 공책에다 한 글자씩 쓰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어떻게 됐을까? 회사를 당장 그만두고 무조건적인 휴식을 취하고 싶었던, 우울하고 어두운 생각만 했던 그의 생각은 도덕경으로 점차 달라지기 시작했다.

결국 도덕경을 통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였을까?

그때 그때 주어진 상황에 따라 결국 나 자신이 마음가짐과 행동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나 또한 완전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지 않아 항상 내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있다.

오늘부터 책에 나온 도덕경 구절을 글쓰기 노트에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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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마리 여기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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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선택은 바로 나! 브릿마리, 『브릿마리 여기 있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좋게 말하면 꼼꼼하다고 할 수 있지만 남들이 보기엔 분명 결벽증이다.
브릿마리의 성격은 책 속에 여실히 드러난다.
<브릿마리는 남을 평가하지 않는다. 절대 그러지 않는다. 브릿마리는 사실 수동 공격적인 사람이 아니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다. ……>
이렇듯 모든 일상을 꼼꼼하고 철저하게 생활화하던 브릿마리가 가장 믿었던 사람인 남편 켄트에게 배신을 당한다.
배신의 죄목은 바로 불륜이다. 이제는 같이 한 이불도 못 덮고 잘 것 같은 브릿마리는 당장 집을 나온다.
그리고선 향하는 게 바로 고용센터다.
고용센터 직원이 브릿마리의 신경을 쿡쿡 찔러대지만 물러설 그녀가 아니였다. 여차저차해서 결국 보르그라는 곳의 일자리를 얻게되었다.
보르그로 가게 된 브릿마리는 공에 세게 머리를 맞으면서 그렇게 잊지못할 첫 대면식을 치르게 된다.
레크레이션 센터 관리인으로서 일하게 된 브릿마리는 보르그를 보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진흙투성이 바닥은 둘째쳐도 쥐까지 산다니!
보르그에 도착했을 때 머리에 공을 맞아 기절해서 일어난 곳도 피자냄새가 진득하게 나는 피자가게이자 보건소였다.
그녀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광경을 보고도 그녀의 성격이 어디 가겠는가? 그녀는 보르그를 정말 깨끗하게 바꿔놓는다.
보르그에 큰 변화가 생기는 것과 동시에 브릿마리에게도 큰 변화가 생긴다.
켄트에게서 떠난 브릿마리, 그런 그녀에게 모든 행동들을 다 이해해주는 스벤이라는 남자가 마음의 문을 두들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켄트를 아직도 잊지못하고 있다.
스벤과 켄트, 이 두 남자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다 결국 내린 결론은 브릿마리 바로 자신이다. 오롯이 나 자신을 위해 파리로 떠나는 브릿마리.
그렇게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위해 출발하는 길을 택한다.
 
프레드릭 베크만의 책들은 일단 따뜻하다.
『오베라는 남자   http://blog.naver.com/shn2213/220363554206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http://blog.naver.com/shn2213/220678353493
브릿마리를 읽으면서 오베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가 없다. 참 닮았다. 둘의 성격도 그렇고 특징적인 몇몇 부분은 다르지만 그들은 꽤나 닮았다.
결론적으로 그들이 찾으려고 했던 것은 바로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인 것 같다.
브릿마리의 마지막 선택에 나는 정말 존경을 표했다. 나라면 그 순간 어떤 선택을 했을지 생각해보니 결론을 내리지못했다.
(너무 철학적일 수도 있겠지만) 요즘 내가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이다.
많이 생각해보고 생각해봤는데 완전히 뚜렷한 결론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 같다. 당장은 결론지어야 할 필요가 없는 문제이니 천천히 생각해보련다.
나도 브릿마리처럼 결국은 결론지을 수 있을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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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 상처받지 않고 사람을 움직이는 관계의 심리학
양창순 지음 / 다산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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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 까칠함,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인간관계이다. 풀어도 풀리지않는 숙제라고나 할까?
특히, 인간관계에 있어서 여러 감정들 중 두려운 감정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있다.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는.
그런 이들에겐 '건강한 까칠함'이 필요하다.

건강한 까칠함 1단계 나 자신과의 관계에서 SCE(Stop/Control/Escape)의 법칙을 따르자
건강한 까칠함 2단계 대인관계에서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건강한 까칠함 3단계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그리고 간결하고 명료하게
건강한 까칠함 4단계 나는 나에게 자유를 허락할 의무가 있다
건강한 까칠함 5단계 삶은 직선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자

나 자신은 인간관계를 위해 많은 부분을 희생해주고 오지랖넓게 이것저것 다 신경써주는데 내 옆에는 아무도 없는 느낌이 든다면 내 행동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진정 서로가 아끼는 사이라면 모든 것을 다 퍼준다해도 상관없겠지만 기본적인 인간관계에서는 이런 행동들은 좋은 행동이 아니다.
이런 행동들이 좋다, 나쁘다라도 단언할 수는 없지만 내 마음이 이끄는대로 행동하는데에 심적으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건 예외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내가 크게 공감하는 이유는 이런 모습이 이전의 내 모습과 많이 흡사하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게 여기는지라 이것저것 챙겨주고 다 받아주는 그런 유형이었다.
난 그런 내가 싫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 항상 그래왔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나중에 보니 허무함이 느껴졌다.
나와 그(그녀), 우리의 관계가 허물없는 사이라 여겨왔는데 실상 마지막에 몇 명은 나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에 실망감과 허무함을 느꼈다.
그래도 다수가 아닌 극소수였기에 다행이였지 아마 그게 다수였다면 나는 인간관계를 맺는데에 있어서 두려움까지 느꼈을지 모른다.
즉, 나를 중심으로, 내 기준에 맞춰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답게 건강한 까칠함을 뽐내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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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니다, 우주일지
신동욱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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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표류기, 『씁니다, 우주일지』

 

 

 

 

 

『하나, 책과 마주하다』


밤이 되면 마당으로 걸어나와 하늘을 쳐다본다. 내가 좋아하는 별 하나라도 보기위해.
지금은 깜깜하고 아득한 밤하늘을 뚫어지게 쳐다봐야 단 몇 개의 별을 볼 수 있다.
내 생애 최고의 밤하늘은 초등학교 시절 외가집에서 본 밤하늘이다. 방학이 되면 약 한 달 정도 동생과 함께 외가집이 있는 강원도 철원으로 내려갔는데 그 때 봤던 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 
넓은 앞마당에 큰 돗자리를 펼쳐 동생과 함께 나란히 누워 밤하늘을 쳐다보면 깜깜한 도화지에 반짝반짝 무수한 별들이 한가득이다. 두 손을 뻗으면 양손 가득 쓸어모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깜깜한 밤이라고 하기에는 무색할 정도로 별만 한가득이라 한낮에 반짝반짝한 조명등 수만개를 켜놓은 것만 같다.
몇 주 전, 여느때와 다름없이 밤하늘을 잠깐 쳐다보는데 불그스름한 불꽃이 번쩍이다 꼬리를 내리며 사라지는 것을 봤다. 분명 유성이였다. 별똥별말이다.
내 생애 첫 별똥별이었다. 기쁨과 신기함이 교차하여 혼자서 방방거리며 기뻐하다 얼른 소원 하나를 빌었다. 내 생애 잊지못할 최고의 밤이었다.
반짝거리는 별들이 가득한 저기 광활하고도 먼 우주에서 바라보는 별의 모습은 어떨까?

나에게 언제나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우주, 우주를 소재로 한 소설책이 나왔다. 바로 배우 신동욱이 쓴 『씁니다, 우주일지』이다.
상상력이 풍부한 배우여서 그런지 광범위한 우주를 주제로 한 장편소설을 보고있자니 배우 신동욱의 상상력이 얼마나 넓고 깊은지를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소행성 포획 미션 626일차, 물리학 박사인 한국인 아내 안나를 위해 41살의 CEO 맥은 지금 소행성이 필요하다는 아내의 부탁에 약 2억여km나 떨어진 곳에서 돌덩어리를 배달해주는
이야기를 담고있다. 그러다 동료의 사고로 맥은 우주에 표류하게 되었고 지구에 있는 아내는 남편이 죽게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순간에도 맥은 다시 돌아가기위해 고군분투하고있다. 물론 우주는 넓고 넓지만 고립된 공간이나 다름없다.
그런 공간 속에서 미치지않고 버티기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유머이다. 이 소설에서 빠지지않는 요소가 유머이다.
아내를 위해 우주로 나섰지만 넓은 우주에서 표류된 맥, 지구로 고군분투하는 그의 모습을 담아낸 일지들을 보고있으면 유머가 가미된 빠른 전개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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