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4월 3일 11도~19도 흐리다 비


오늘 오후부터 비가 온다고 해서 서두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지난번 새로 심었던 블루베리에 전용 상토를 아낌없이 주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다행히 상토의 원료로 사용되는 토탄을 100키로 정도 얻었다. 토탄은 이탄으로도 불리는데, 간단히 말해 아직 석탄이 되기 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석탄은 3억년 전 나무의 목재를 이루는 주성분 중 하나인 리그닌이 분해되지 않아, 즉 썩지않아서 그대로 퇴적되어, 오랜 세월 열과 압력을 받아 생성된 것이다. 이후 리그닌을 분해하는 미생물이 생겨나면서 석탄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되엇다. 즉 토탄은 리그닌을 포함해 아직 유기물이 덜 분해된 상태로 늪이나 연못 등에 축적된 유기물인 것이다. 


리그닌은 여전히 분해가 쉽지않은 성분으로 좋은 퇴비를 만드는 중요 요소라 할 수 있다. 토탄은 이 리그닌을 포함해 좀 더 다양한 유기물질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반면 물 속에 축적되어 있다보니 산도가 강하다. 즉 강산성 물질인 것이다. 보통 pH4 내외 정도로 보면 되는데, 이는 중성에 가까운 약산성을 좋아하는 일반 작물과 달리 산성을 좋아하는 블루베리에는 안성맞춤이다. 



블루베리에 유기물 공급과 산도 조절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 신이 났다. 다만 풍부하게 쓸 수 있는 형편은 되지 않아 블루베리 한 주당 두 삽 정도씩 뿌려줬다. 

'블루베리야, 상토를 충분히 못줬지만 토탄이라도 주었으니, 건강하게 잘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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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4월 1일 맑음 6도~22도



지난 주말에 뽕나무 옆에 있던 것을 옮겨심었던 블루베리 3그루 중 2그루가 죽고 말았다. 살리고자 했던 행동이 오히려 죽음으로 내몬 셈이다. 원래 블루베리가 죽었던 자리였던만큼, 흙을 한 번 살펴봤어야 한 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옮겨심은 블루베리가 잘 살 수 있도록 블루베리에 잘 맞는 흙의 조건을 갖춰놓았어야 했는데.... 생명력 강한 녀석이라 생각하고 그냥 옮겨심은 것이 낭패를 본 것이다. 



반면 복분자는 뿌리가 펴져나가면서 새 줄기도 생겨났다. 지난해 휘묻이를 했지만 새 줄기와 뿌리를 생성하는데 실패했었다. 그런데 아무런 처치도 하지 않았는데, 자연스레 복분자가 증식을 한 것이다. 3년 전쯤 묘목 5개를 구입해 심었는데, 달랑 1개가 살아남았고, 그것이 이렇게 증식을 한 것이다. 



증식한 가지에 돋아난 복분자잎이 대견스럽다. 


살고 죽는 것이 의도한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힘들다. 만약 우리가 의도한대로 살고 죽는다면, 인간은 수만년을 살아도 부족할 것이다. 지구의 생명체는 인간이 원하는 것들로만 가득할 것이다. 그런 세상은 행복할까. 아마 부족한 것을 알고, 애타는 마음을 갖았을 때에야 비로소 순간 순간이 소중한 것은 아닐까. 봄날에 피는 꽃들과 새순들 속에서 삶의 충만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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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3월 31일 맑음 2도~23도



겨우내 빈병으로 놓여있던 꽃병에 드디어 꽃을 꽂았다. 바야흐로 봄인 것이다.


매화나무 가지는 전지가위로는 힘들 정도로 굵어서 톱을 들고서 가지치기를 했다. 실은 톱을 어디에 두었는지 찾지 못해서 차일피일 미루다 드디어 톱을 찾고서 가지치기를 했다. 그러다보니 꽃이 나기 전에 해야할 일을 꽃이 피고나서야 하게 된 것이다. 



꽃이 핀 가지를 치고나니 안타깝기도 하고, 아깝기도 하였다. 그래서 잘라낸 가지 몇 개를 잘 정리해서 꽃병에 꽂아두었다. 가지의 키를 맞추려다 파격의 미(?)를 위해 조금 튀는 가지도 하나 사알~짝. ^^ 이렇게 꽂아둔 가지의 꽃눈들이 물만 먹고도 나중에 꽃을 피울 수 있을련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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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3월 26일 2~22도 맑음


블루베리는 가지치기 작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꽃눈을 솎아주어야 한다. 꽃눈 솎기는 대부분의 과실나무에서도 하는 작업이다. 꽃눈을 솎지 않고 달린 대로 다 키워 열매를 맺게하면, 열매의 갯수는 늘어날지 모르지만, 크기나 당도 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나무가 빨아들이는 양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블루베리는 나무 한 가지에 꽃눈이 3개 정도가 적당하다. 꽃눈 한 개에 열매가 5~10개 정도는 달린다. 실한 것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제거해준다. 지난해에는 달린대로 그냥 놔두었는데, 꽃눈이 많이 달린 가지의 열매는 그 크기가 절반 정도에 그쳤고, 맛도 떨어졌다. 올해는 가지치기도 세게 했고, 꽃눈도 제거해서 지난해와 비하면 열매수는 줄어들지언정 그 크기나 맛은 더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작년보다 새 가지도 많이 나왔기에, 전체적으로 따져보면 수확량이 줄것 같지는 않다. 



이제 완연한 봄이다. 매화의 분홍색 꽃망울이 살랑살랑 마음을 간지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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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타임루프를 소재로 한 액션영화. 다양한 캐릭터와 경쾌발랄한 액션이 잘 버무려졌다. 볼거리★ 생각거리★ 마음거리


2. 아침에 눈을 뜨면 매일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장소,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 타임루프에 갇힌 주인공. 영화 [사랑의 블랙홀]과 똑같은 설정인데, 똑같은 일상을 대하는 주인공의 변화를 액션으로 옮겨놓았다. 그런 면에서 톰 크루즈 주연의 [엣지 오브 투모로우]와도 닮았다. 


3. 타임루프 영화로 분류할 수 있겠지만, 실은 게임 속 캐릭터와 똑같다고 볼 수 있다. 게임에서 캐릭터가 죽으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같은 단계를 반복하다보면 실력이 늘어 점차 레벨을 올릴 수 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원제는 [보스 레벨]이다. 날마다 자신을 죽이려는 킬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다보니 실력이 늘어나 최고의 경지에 오르는 것이다. 


4.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실력이 늘어나 레벨을 높여나간들 매일 똑같은 일상에 맞닥뜨려야 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더군다나 그 결말이 지구의 멸망이라면 궂이 애를 써서 실력을 쌓을 필요가 있을까. 목표를 상실한 이에겐 모든 것이 허망할 따름이다. 소위 무기력증에 빠지고 만다. 궂이 타임루프 상황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일상은 무한반복처럼 느껴진다. 그 안에서 목표를 상실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한 발 앞으로 내디딜 수 있을까. 


5. 영화 [리스타트]에서는 주인공이 가족들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과 무한반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통해 무기력증에서 벗어난다. 실패를 맛보더라도 실력을 쌓아가는 길을 주저하지 않는다. 물론 이 길에 지지자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타임루프 같은 일상에서 우리가 쓰러지지 않으려면, 목표를 지녀야 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갈 지지자를 곁에 두어야 한다. 반대로 누군가의 지지자가 되어줄 필요가 있다. 그렇게 우리는 하루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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