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림 - Travel Notes, 개정판
이병률 지음 / 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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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서적은 그 종류가 다양하다. ㅇㅇㅇ 100배 즐기기 류의 정보로 가득찬 책이 있는가 하면, <나를 부르는 숲>이나 <와일드>같이 트레킹을 통해 삶을 배우는 성장기같은 책도 있다. 실크로드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같은 순례길 등 길을 통한 과거와 현재와의 만남을 소개하는 것들도 있다. 또는 한 나라나 도시, 지역을 소개하거나 여행 중 느낀 감상을 소회하는 에세이류의 책들도 많다. 이병률의 <끌림>이라는 책도 이렇게 많고 많은 여행서적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많고 많은 책 중의 하나가 아니라 독특한 하나의 책임을 실감한다. 마치 여행시처럼 느껴지는 구절구절들은 다시 앞에 읽었던 페이지를 들쳐보게끔 만들 정도로 매혹적이다. 어떻게 보면 여행의 순서도 뒤죽박죽이고, 주제도 일정하지 않은듯 보여 불친절해 보이지만, 감정의 흐름을 따라 마음으로 읽혀진다는 점에서 두번 세번 곱씹게 만드는 책이다.

 

 

 

 

 

 

 

 

 

 

특히 여행 중에 만난 배려심 넘치고 친절한 사람은 물론 자신을 등쳐먹는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 사는 희노애락을 꾸밈없이 접할 수 있다는 게 좋다. 더군다나 90도로 꺽인 벽이 ㄱ자와 ㄴ자처럼 두가지가 있듯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를 절실히 느끼게 된다. 안에서만 살던 사람들은 90도로 꺾인 벽을 ㄴ처럼 안쪽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밖으로 나가면 꺾인 벽이란 ㄱ처럼 밖으로 향해 있는 것이다. 여행이란 바로 ㄴ에서 ㄱ으로 또다른 90도를 보게 만드는 것임을 책은 말하고 있는듯하다. 내부의 시선과 외부의 시선의 차이점을 실감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넓힐 수 있다는 것, 그것은 감정의 폭도 커짐을 의미하는 것이요, 타인을 이해하는 공감의 능력도 성장했음을 말해준다. 이병률의 <끌림>은 바로 이런 점에서 여행의 끌림을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글과 함께 눈동자를 흔들리게 만드는 사진들로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스윽 훑고 지나가는 관광이 아니라 그곳에서 머물며 감정이 진동하고 마음이 흔들리는 여행을 체험하고프도록 만드는 이 책은 정말 읽는 즐거움을 전해주며 마음을 끌리게 만드는 책이다. 내 마음의 감성들 위로 켜켜이 쌓인 먼지를 황사 뒤의 빗줄기처럼 깨끗하게 씻어내려줘 바람에 흩날리는 눈조각들에 마저도 울컥하는 기분을 만들어주는 한편의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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