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껏 취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학부 때는 등록금을 제외한 모든 돈을 벌어야 했고, 대학원 와서는 독립을 했으니 어쨌든 돈을 벌어왔다. 돈 버는 것을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냐만은, 저축하는 것에 즐거움을 찾는 타입의 사람도 아니라서, 현재까지 저축한 돈은 논문을 쓰니 0원에 가깝다. (정말 논문 쓰는데 돈 많이 든다. 자료 모으고, 책 사보고, 공부 할 동안 밥 사먹고 등. 역시 있는 놈들이나 공부를 하는건감? -_-a)
이것도 딴에는 자유로운 셈. 내가 가진 것은 몇백권의 책과 노트북 뿐.
그러나 이제, 슬슬 결혼도 준비해야 하공, 논문도 썼으니 다시 벌어 먹어야 하겠어서 또 알바를 시작한다. 아 알바생의 삶이여. 역시 알바라는 것은 비정규직이라서 빡세다. 당연히 언제 짤릴지도 모르고, 짤려도 하소연 할 때도 없다. 그래서 미래 계획도 잘 못 세운다. 그러니, 벌 때 벌어놓자라는 마인드.
그래도 당연히 나는 운이 좋은 편이라, 아직 돈이 없어서 굶은 적은 없다. (선배 중에 그런 사람들이 꽤 있다. 물 마시고 버티고, 주위 사람들에게 얻어먹고, 빌려 먹고 등등..) 굶기 직전까지 되서 답답한 마음에 여기저기 하소연하며 가녀린 야윈 손으로 선배들을 부여잡고 읍소하다보면 알바자리를 하나 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고보면 학부 때부터 다행히 전공을 살린(?) 알바를 했었다. (정신노동, 국문학 관련 노동만 죽어라 했군; )
국, 영, 수, 과탐, 사탐, 경제 과외에서부터 시작해서 논술, 면접 학원강의. 학교 언어교육원 TA, 과사무실 TA, 대학국어 TA, 성대 학술진흥재단 연구보조 등 사교육 공교육계에 투신(?).
www.sayclub.com 용어 모니터링, 교보문고 사이트 모니터링 등 인터넷 업계에서 국문과라는 배경을 바탕으로 맞춤법도 모르는 내가 회사 팀장들 앞에서 뻘소리 했던 것.
대한교과서 문학 교과서 교사용 지침서 해답지 만드는 알바부터 시작해서, 누드 교과서 교열, 위즈넷 교열, 즐겨찾기 시 문제 출제, 디스커스넷 시 해설, 천재교육 시 용어 집필 까지.
아으. 내 알바의 끝은 어디려나. 안 그래도 D대학이나 K대학에서 강의자리도 나왔는데, 아쉽게도 공익근무를 하느냐 못하게 되었다. 그래도 대학강사는 비정규직이기는 해도 '알바'는 아니다...
그래도 선배들 보면, 다 강사하면서 '알바'를 하는 것 같다. 알바라... 그리 좋은 어감은 아니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