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쯤에 방송되기 시작한 카이스트라는 드라마를 꽤나 좋아했었다. 그 전에는 '카이스트'가 별반 인지도가 없었는데, 이 드라마 이후로 '수재들의 집합소'라는 인식이 꽤나 강했던 것 같다. 내가 중학교 다닐 때는 과학고가 가장 공부잘하는 친구들이 가는 곳이었고, 민족사관학교는 별반 유명하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역전된 것 같다.
어쨌든, 이 드라마에 나오는 이민우, 김정현, 채림, 이은주 모두 캐릭터가 생생하고 사랑, 삼각관계 등이 아니라 수재 공대생들의 삶, 공부, 우정, 그리고 약간의 사랑이 첨가되어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요즘 다시 다운해서 보니, 유치한 부분도 없지는 않지만 아직도 감동은 그대로! ㅋ
그래도 역시 서울대 공대가 수능 커트가 더 높기는 한데, 이미지는 카이스트가 훨씬 좋다. 고등학교 2학년때 입학할 수 있는 제도도 있고, 어쨌든 남다른 이미지가 강하다. 서울 공대하면 우중충하고 자기네들끼리 '어둠의 자식들'이라고 하고, 인문 사회대 애들한테 '공돌이'라고 무시당하면서 꽤나 서럽게 사는 것 같던데 (내 친구왈 그렇덴다.) 카이스트라고 하면 역시 대전에서 독보적이고 전문적인 집단이라는 메리트가 있다.
상당부분 드라마의 후광 효과도 작용하는 듯.
송지나 각본, 주병진 연출과 '카이스트'라는 당시 새로운 집단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받은 명작 드라마! ㅋㅋ
고딩때 봤을 때는, 대학생들의 열정어린 공부와 자유로운 생활 같은것이 눈에 들어왔다면. 이제 원생의 입장으로 보면, 카이스트에서 빈번찮게 등장하는 공대 대학원생들의 슬픈 삶이 공감이 된다.
"카이스트 석사가 이런 것 붙이고 있어야 되겠어" 라고 석사과정 정만수는 우편물에 주소 붙이면서 말한다.
정말 공감이구먼...
"막내니까 너는 랩 청소 끝내고 불끄고 문 잠그고 가" 라고 새벽 2시에 말하는 교수/선배들.
아. 정말 공감이구먼... 무슨 군대냐고요.. 그리고 군대라도 이런 것은 바뀔 때가 되지 않았을까? 막내가 무슨 죄냐고요 -_-a
어쨌든. 역시 명작인지라, 7년 지나고 봐도 재미있고, 다시 보니 다른 것이 보이는구먼. 중학교 때 읽은 <<데미안>>을 대학교때 읽고 새로운 작품을 만난 것 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