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임신중지를 단속한다. ‘임신중지 금지’를 대놓고 말하지 않되, 임신중지의 경험과 그 결과라는 각본에 따라 공유된 의미에 반反임신중지 정서를 심는다. 이를테면 ‘여성이 임신중지 뒤에 깊은 슬픔과 수치심을 느꼈다‘는 말을 계속 듣다 보면, 임신중지는 본래 애통함과 수치를 야기하는 절차로서 자리매김한다. 이는 여성이 간절히 원한다면 임신중지를 할 수 있다는 생각과 분명 양립하지만, 한편으로 임신중지를 하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경고가 되기도 한다. - P10

페미니스트들은 젠더를 탈자연화하려는 정치적 책무를 안고 재현 방식에 주목하며, 그럼으로써 사회에 굳게 뿌리박힌 젠더역할과 이에 새겨진 불평등을 수면 위로 올린다. 페미니즘의 접근대로라면 여성이란 생물학적으로나 신경화학적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여성을 묘사하는 행위 안에서 구성된다. - P23

제니퍼 키스에 따르면 여성은 몇 가지 감정 조절 기술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요구되는 감정 각본의 틀에 맞추어 낸다. 예를 들어 반임신중지 진영의 여성은 태아를 아기로 인격화할 것이다. 반면 프로초이스 진영의 여성은 배아, 태아, 혹은 세포조직이라 여길 것이다. 임신중지에 관한 상반된 내용의 감정 각본들이 공존하는데, 그 어떤 각본도 여성의 임신중지 경험을 자동적으로 프로그래밍하지는 못한다. - P24

임신중지에 관한 사회적 우려란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모성을 둘러싸고 생겨난다. 임신중지는 수행적으로 재현된다. 이는 단순히 임신중지 여성을 묘사하는 게 아니라 젠더화된 주체로 만드는 방식이다. 젠더는 과정으로 나타날 뿐 고정된 실체가 아니기 때문에, 끝없는 반복과 유지를 필요로 한다. 임신중지의 재현은 젠더를 형성하고 재형성하는 수단이다. - P25

오늘날 임신중지와 임신을 묘사할 때 일반적으로 배아를 태아 혹은 생존 가능한 태아, 출생 전후의 태아, 심지어 아기와 한데 묶는다. 배아는 임신 8주차에 들어서야 태아가 되는데도 말이다. 임신중지가 대부분 임신 3개월 내에 일어나며, 약물에 의한 임신중지가 늘면서 임신 9주차 전에 행하는 매우 이른 임신중지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배아나 태아의 생명이 지니는 의미시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체외수정 과정에서 일어나는 배아 폐기는 임신중지와는 다르게 취급된다. 임신한 여성의 의도·행동이 두 경우에 서로 다르다고 보기 때문이다. 임신중지의 경우, 배아는 재생산을 의도하지 않은 채 성관계를 하고, 출산 이후에도 양육을 원치 않는 여성에게 착상되어 있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같은 배아 폐기라도, 냉동고에 보관된 배아는결과적으로 모성을 의도한 과정의 산물로 간주된다. - P27

선택이라는 수사는 임신중지 의제에 따라 붙을 때부터 비판받아왔다. 임신중지가 여성의 선택 문제로 환원되면 순전히 개인적인 결정처럼 보일 수 있다. 여성이 임신해 엄마가 되든 임신중지를 하든, 그런 일은 진공상태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여성이 임신과 양육에 대해 내리는 결정과 그에 따른 결과는, 젠더·계급·인종 같은 요인 때문에 그 여성이 어떤 선택에 다가갈 수 있으며 어떤 선택에서 멀어지는지, 더 넓게는 선택이 사회·문화적으로 어떻게 의미화되는지와 떼 놓고 생각할 수 없다. 이 문제를 선택의 자유로 축소해 버리면 임신중지를 우리 시대의 도덕적·사회적·정치적 이슈로 만드는 사회·정치의 요인이 흐릿해진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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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겨울이었다. 친구가, 친애하는 다정한 친구가 다이어리를 선물해 주었다. 다이어리계의 명품으로 통하는 몰스킨 다이어리였다. 여기에다가 일기 써. 강한 다짐을 요구하는 말이 아니라 평범하고 느슨한 권유였다. 핫핑크의 예쁜 다이어리를 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 기억난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시작해 중, 고등학교, 대학교, 직딩 때까지 이어졌다가 퇴사를 기점으로 중단되었던 종이 일기쓰기가 그렇게 다시 시작되었다. 10시가 조금 넘어 퇴근 시간이 다가오면 손을 씻고 다이어리를 꺼내 자리에 앉았다. 나는 아직 만년필 세계에 입덕 하지 않은 상태라 펜에 대한 선호가 불분명하지만, 내가 가진 펜 중에 가장 새 제품이고 얇은 펜으로 밤마다 일기를 써 내려갔다. 다시 시작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쓰라는, 계속해서 쓰라는 친구의 권유와 명품 다이어리의 아름다운 외모에 힘입어 한 줄을 쓰고, 그다음 한 줄을 이어 나갔다.

 


2020, 그렇게 시작된 종이 일기쓰기는 작년에도 올해도 이어져 오고 있다. 사실 올해는 많이 못 써서 빈자리가 눈에 확연하기는 한데, 그래도 중단하지 않고 이어서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오랫동안, 그렇게 열심히, 그렇게 부지런히, 예식을 거행하듯 소중히 이어져 왔던 종이 일기쓰기가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다른 쓰기가 아닌 이 종이 일기쓰기가 주는 특별한 즐거움이 아니라면 계속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잃어버린 즐거움을 되찾기 위해. 나 혼자만의 쾌락을 위해. 오직 나만을 위해, 다시 일기장을 펼친다.

 



주말부터 읽는 책은 아니 에르노의탐닉』이다. 이제 7등분선을 넘은 것 같은데 복잡한 생각에 자꾸만 읽기가 중단된다. 『단순한 열정』의 연인 A와 『탐닉』의 S는 동일인이다. 당시의 경험을 소설로 엮어냈던 에르노는 이후에 연애 기간에 썼던 일기를 모아 출간했는데 그것이 바로 이 책이다.

 


작가의 내밀한 이야기를 듣는 일은 경이롭다. 이미 작가로서 사회적 명망을 쌓았고 직업적으로도 성공한 그녀의 전혀 다른 면을 알게 될 때 느끼는 기쁨과 슬픔. 한 사람을 사랑하고 그의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의 고통. 그를 욕망하듯 그의 욕망의 대상이 되고자 하는 욕구. 그가 더 이상 자신을 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에 잠 못 드는 밤. 그의 전화, 재회와 섹스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기다림.

 



그녀는 촌스러운 긴 치마에 살색스타킹을 신었고, 나는 짧은 미니스커트에 검정스타킹을 신었다. , 머리, 눈 색깔, 몸매(그녀는 약간 땅딸막하다)면에서 이보다 더 대조되는 두 여자를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주부와 창녀. (58)

 


언제나 나는 한 남자에게 너무 많은 상상력을 발휘했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나 자신을 지나치게 소모했다. 이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가 내게 어떤 애정을 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단지 내 이름 때문이라면, 내가 작가라는 사실 때문이라면 도망치고 싶다. 가장 큰 두려움은 그에게 또 다른 여자가 있을까 하는 것이다. (67)


S와의 관계를 이어가고 있을 때 아니 에르노는 48, 그의 애인은 35세였다. 나는 여자 나이 48세가 어떠할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어떠할지 짐작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그녀의 마음을 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그건 나이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마음에 대한 문제다. 그녀는 사춘기 소녀 같다. 그녀는 사랑에 모든 것을 걸었고, 기대하고 실망한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종이에 쏟는다. 자신의 사랑과 절망을, 그에 대한 기대와 실망을. 그의 아내와 다른 여자들에 대한 질투와 원망을. 그녀는 종이 위에 써 내려간다. 그를 기다리는 것 이외에 다른 일을 할 수 없었으므로, 그녀는 일기를 썼다. 그의 전화를 기다리고, 오겠다고 약속한 그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면서 쓴다. 그가 간 후에 아쉬운 마음에 쓴다. 또다시 그를 기다린다.  

 

 

인간은 정신과 육체로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우리 인간이 얼마나 육체에 갇힌 존재인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고상한 척, 우아한 척 하지만, 우리 인간도 결국엔 동물이고. 동물로서 하는 행동, 생존을 위한 행동은 좋고 나쁨을 가늠할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든다. 그녀에겐 음식처럼, 사랑이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모든 것을 다 내주고도 더 주고자 하는 사랑. 그리고 자신이 준 사랑의 일부를, 정말 극히 일부만이라도 다시 자신의 것으로 돌려받고 싶은 그 마음이 절절하다. 간절한 사랑. 소녀 같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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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2-08-01 11: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가 그래서 아니 에르노를 좋아하는 거 같아요, 단발님. 소녀 같아서. 잘은 모르지만 실체 또한 소녀 같은 분이실 거 같아요. 저도 아니 에르노 또 읽어야겠어요!!

단발머리 2022-08-01 11:22   좋아요 3 | URL
저는 이번에 두 번째 책인데 비타님 덕분에 읽게 됐어요. 소녀 같은 마음, 넘나 두근두근 분홍색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저는 다음책으로 집착을 골라두었습니다. 하핫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08-01 1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에르노 책이 이렇게 많이 출간되어 있군요. 하나같이 표지들이 예술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하나도 안읽은.... ㅠㅠ 저렇게 탐닉하는 절망적인 사랑 안좋아하는데 단발님 글을 보니 또 관심이 생기고 고민이네요. ㅎㅎ 그나저나 꾸준히 일기를 쓰시는 단발님 존경합니다. ^^

단발머리 2022-08-01 15:26   좋아요 2 | URL
네, 아니 에르노 책이 이렇게나 많더라구요. <한 여자>랑 <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등 몇 권 빠졌는데도 이렇게 많네요. 마저 넣어야겠습니다^^
저도 이번에 에르노는 두 번째라서 제게는 황금 어장 같습니다. 일기를 꾸준히 써보겠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ㅎㅎㅎ

독서괭 2022-08-02 15: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단발님 종이일기 쓰는 분! 저도 맨날 쓸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다이어리를 간직하지만 텅텅텅 빈 결과물이 ㅋㅋ 아니 에르노 <열정> 사놓고 아직 못 읽었어요 ㅜㅜ 정말 자기 속을 긁어내어 글을 쓰는 작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단발머리 2022-08-02 16:57   좋아요 3 | URL
저도 그래요. 저도 빈 칸 보면 참 안타깝고 그렇습니다. 특히 올해는 많이 못 썼어요.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했더니 8월 2일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에르노, 속마음 토크 정말 절절합니다. 이런 사랑, 오랜만에 만나서 더운 여름이 더 뜨거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레이스 2022-08-02 15: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렇게나 많네요
몇권 사놓고 아직 한권도 못이읽었는데 이 페이퍼 앞에서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단발머리 2022-08-02 16:56   좋아요 3 | URL
네, 저도 이번에 찾아보면서 놀랐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많네요. 전 다 읽는 건 꿈도 못 꾸고요 ㅋㅋㅋㅋㅋㅋ 이번에 연속해서 2-3권 읽어볼 생각합니다. 쪼그라들지 마소서, 그레이스님!!

서곡 2022-10-07 1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성지순례 댓글 남기고 갑니다 ㅎㅎㅎ

단발머리 2022-10-07 15:25   좋아요 2 | URL
여기가 성지는 아니지만 ㅋㅋㅋ 언제든 환영합니다! 더 많이 읽었어야 하는데요. 너무 아쉬운 것입니다 ㅋㅋㅋㅋㅋ
 




















아니 에르노는얼어붙은 여자』 밖에 읽지 못했다. 좋다고 팔짝팔짝 뛰었던 프랑수아즈 사강도 『슬픔이여 안녕』 딱 한 권 읽었고, 올해 상반기의 책인어떻게 지내요』의 시그리드 누네즈도 한 권밖에 안 읽은 상태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 책 딱 한 권 읽은 사람이라 그랬던가. 내가 그런 사람이다. 작가별로 책 한 권씩 읽은 사람.



 














친구가 읽은 아니 에르노의탐닉』을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제목의 강렬함은 표지의 강렬함으로 이어지고, 표지가 없는 도서관 책은 더더욱 강렬하다. 눈이 부셔요. 너무 빨개요.

 

 















자체 휴가 기간 중이고 주말이라 『탐닉』 들고 집 앞 카페에 나왔는데 다들 휴가 가셨나, 조용하고 선선하다. 같이 빌려 온 책에 정희진쌤의 짧은 글이 있어서 그것 먼저 후루룩 읽었다. 역시나 좋다. 제목은삶을 바꾼 페미니즘 강의실』이고, 부제는 고 장춘익 교수의 <여성주의철학> 교육혁명에서 다음 세대의 페미니즘을 들여다보다이다. 정희진쌤은 대한민국 인문대학의 현실 속에서 장춘익 교수의 업적이 얼마나 특별한지를 설명하고, 마지막에는 제자에게 전한 그의 당부를 옮긴다.

 


“ … 페미니즘이 네 주장의 설득력을 보증해주는 것이 아니라 너의 지식이 너의 페미니즘에 설득력을 가져다주는 것이어야 해. 페미니즘 아닌 다른 영역에서도 지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어야 사람들이 네 페미니즘도 신뢰한단다." (140)

 


그리고 이렇게 덧붙인다.

 


저도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는데 - 페미니스트가 지적으로 욕망의 대상이 되고 행복하고 건강하면, 그게 바로 여성운동이 아닐까요 - 이번 기회에 인용할 만한 좋은 텍스트가 생겨서 기쁩니다. (140)

 


지적으로 욕망의 대상이 될 것. 행복하고 건강할 것. 그게 선생님이 말하는 여성운동이다. 페미니스트로서, 어떻게, 지적으로 욕망의 대상이 될 것인가.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건 잘 모르겠지만, 내가 지적으로 욕망하는 대상이 누구인지는 안다. 욕망은 해소되어야 하고, 책은 소유를 부른다. 책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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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7-30 15: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희진샘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 표지 정말 역대급입니다. 구매를 부르는.... ^^ 암요 욕망은 해소되어야지요.
삶을 바꾼 페미니즘 교실도 살포시 담아갑니다.
아래쪽의 음료와 쿠키도 와 먹고 싶은데 저 지금 대장내시경 준비 중..... 어제부터 계속 바나나 먹었더니 입에서 구린내가 나요. 그래서 좀 전에 카스테라 사먹음요. 내일부터는 흰죽만 먹어야 되는데 슬픔요. ㅠ.ㅠ

단발머리 2022-07-30 16:28   좋아요 2 | URL
저도요. 저도 4권 표지가 제일 예쁜 것 같아요. 구매를 부르다 부르다.... 욕망은 해소되었습니다.
대장내시경 준비 과정이 그렇게 힘들다고요. 제 친구도 화장실 문을 붙잡고 눈물을 흘렸다는 슬픈 이야기를... 흰죽에 맛있는 거 쪼금이라도 올려 드시면 나을텐데요. 장조림이요 ㅠㅠㅠㅠ 날도 더운데 고생많으십니다 ㅠㅠㅠ

거리의화가 2022-07-30 16: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희진 시리즈는 계속해서 나오는 듯하여 독자로서는 반가운 일이네요~ 항상 생각하지만 이 시리즈 표지가 참 예쁩니다^^ 저는 5권을 사려고 생각중입니다ㅎㅎ(3권까지는 사두었는데 음... 읽지를 못하고 있네요) 인증샷까지 완벽하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단발머리 2022-07-30 16:25   좋아요 1 | URL
이 시리즈는 처음에 기획이 5권까지라고, 저는 그렇게 알고 있어요. 그렇다면 이번 5권이 완결편인가 싶어요. 무척 아쉽습니다. 또 다른 저작이 계속 나왔으면, 아니면 정희진쌤 글만 모아서 책으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5권 읽을 때 여러 분들이 같이 읽게 되시면 의도치 않게 <같이읽기> 될 거 같아요. 거리의화가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요^^

mini74 2022-07-30 19: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짜 표지가 예쁘네요 ~ 정희진 시리즈, 빌려봤다가 결국은 사게되는 ㅎㅎ 전 올초에 산 정희진처럼 읽기 아직도 읽고 있어요. 소개되는 책을 읽고 그 파트 부분 읽고 ㅎㅎ 그러다간 언제 읽을지 모르겠어요 ㅎㅎ

단발머리 2022-07-30 19:55   좋아요 2 | URL
네, 진짜 넘넘 이뻐서 아… 출판사에서 무척 고심하면서 열심히 일했구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정희진처럼 읽기> 를 미니님처럼 읽으려던 사람은 많지만(본인 포함) 사실 실천은 어려운데 미니님 진짜 대단하십니다! 따봉! 👍🏼👍🏼👍🏼
 



라고 정희진은 썼다. 정희진은 '공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쓰기'라고 답하겠다고 했다. 







내 생각은 다른데, 공부의 왕도란 정희진을 읽는 것이다. 책 사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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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7-29 13: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희진이 읽은 거 따라 읽으면 공부왕 우리처럼 되는 것입니다 💕

단발머리 2022-07-29 13:56   좋아요 1 | URL
공부왕 된다는데 만원 걸고요, 쟝쟝님처럼 되는 것도 좋기는 한데 ㅋㅋㅋㅋㅋㅋ 선생님이 읽은 거 다는 못 읽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마무시해서ㅋㅋㅋㅋㅋ 다는 못 읽음

- 2022-07-29 14:02   좋아요 2 | URL
다 따라 읽을 수는 없지 ㅋㅋㅋㅋㅋ 근데 진짜 열정왕 공부쟁이 희진샘 ㅋㅋㅋ 근데 저는 희진샘 보다 단발님이 더 좋아요 ㅋㅋㅋㅋ (갑자기 고백)

단발머리 2022-07-29 14:09   좋아요 2 | URL
나를 좋아해줘서 감사링 ㅋㅋㅋ 나도 쟝쟝님 좋아요😘😘😘 그러나 선생님 진짜 만나서 눈 마주쳐봐봐요 ㅋㅋㅋㅋ 막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봐주시는데 ㅋㅋ 뭐든 고백하고 싶어진다 ㅋㅋㅋ

- 2022-07-29 14:28   좋아요 2 | URL
ㅠㅠㅠㅠ 으꺅 ㅠㅠㅠㅠ 보러갈거야 다섯권중에 제일 좋은거 들고 가서 사인받을거야!!

청아 2022-07-29 15: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정희진님의 저 문장을 읽으며 입이 쩍 벌어져서 감탄하다가 단발머리님 마지막 문장에 뒷통수를 호되게 맞았습니다. ㅋㅋㅋㅋㅋ역시 멋진 정희진!! 더불어 멋진 나의 페미니스트 이웃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22-07-29 15:56   좋아요 2 | URL
정희진쌤의 말씀은 백번 옳습니다. 맞습니다, 맞고요!! 오래오래 미미님의 멋진 페미니스트 이웃이 되기위하여ㅋㅋㅋㅋ 뽜야!!

바람돌이 2022-07-29 16: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나온 시리즈 표지가 진짜 예술!!! 8월 구매 확정입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2-07-29 18:13   좋아요 1 | URL
8월이 이제 이틀밖에 안 남았다는 행복한 소식입니다! 내용도 완벽하겠지만서도 표지 정말 예술입니다! 😍
 

















여름, 뜨거운 여름이다. 중복의 더위도 이겨내는, 더 뜨거운 이 여름의 주인공을 소개합니다그 이름도 특이한 콜린 후버.


 

콜린 후버의 세 번째 책을 읽고 있다. 콜린의 책에서 특이한 부분은 화자 교체이다. 시점 또는 시간을 오가면서 서술이 이어진다. 『Reminders of Him』 같은 경우, 여자 주인공 Kenna와 남자 주인공 Ledger의 목소리가 한 챕터씩 교차한다. 연속적인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한 번은 여자 주인공, 한 번은 남자 주인공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Ugly Love』는 현재와 6년 전 과거를 오간다. 현재의 화자는 여자 주인공 테이트, 6년 전 과거의 화자는 남자 주인공 마일스다. 두 사람의 육체적 사랑이 꽃피고(?), 정신적 사랑이 싹을 틔워가는 현재와 상처받은 영혼 마일스의 불행한 과거가 역시 한 챕터씩 교차된다. 지금 읽고 있는 『All your perfects』NowThen으로 나뉘어 한 챕터씩 현재와 과거가 교차한다. 이른바 왔다 갔다 기법.

 

 

내가 읽은 로맨스 소설이라고는 올해 읽은 7-8권이 전부이고, 전부 영미 소설이라서, 한국의 로맨스 소설들은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잘 모르겠다. 이 중요한, 피임 문제 말이다.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들은 서로에 대해 처음에는 악의에 가까운 감정을 품게 된다. 그 감정은 여러 가지 사건을 통해 점차 호감으로 변해가고, 결국 두 사람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서로에게 강하게 끌린다. 가까워질 듯, 멀어질 듯, 곡예 타는 듯한 두 사람의 관계는 특정한 자극(다른 남성/여성의 등장, 여자 주인공의 몸살감기, 서서히 밝혀지는 과거의 비밀)으로 인해 더욱더 강렬해지고, 그리고 두 사람은, 짜잔! 둘만의 특별한 시간을 갖게 된다. 달아오르고(푸핫!), 뜨거워지고, 다시 한껏 달아오른 그 중요한 찰나.

 


내가 읽었던 모든 로맨스 소설에서는, 그 중요한 순간에 두 사람은 피임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확히 피임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을 뿐이다. 여자 주인공은 피임약을 먹고 있다(I’m on the pill. I’m on birth control.)고 말하거나, ‘먹고는 있지만… (혹시 모르니 당신이 콘돔을…)’이라고 말한다. 오랜 시간 연애 사건이 없었던 남자 주인공은 콘돔을 사러 나가고, 여주는 남주가 콘돔을 준비하기 위해 외출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남주가 콘돔이 들어있는 서랍장을 스르르 열고, 여주는 그런 남주를 기다린다. 콘돔 포일이 찢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남주는 콘돔을 장착(?)한 후, 두 사람은 원래부터 하려던 일을 계속한다.

 

이 일, 섹스 전에 피임을 이야기하는 일은 너무 중요하다. 이런 이야기가 이렇게나 다종다양하게 그려질 수 있는 것은, 이 소설이 로맨스 소설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픽션 속에서 이런 대화는 꼭 필요하다. 픽션은 실제를 반영하기도 하지만, 픽션의 힘으로 현재가 창조되기도 한다. 소설 속에서 혹은 드라마 속에서, 피임에 대해 이야기하는 여성과 남성을 목격하는 일이 중요한 건, 보통의 사람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이렇게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때문이다. 물론 픽션이 성교육을 위한 교제는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되지만, 남성이 여성을 배려하는 혹은 여성이 자신의 염려와 걱정에 대해 남성에게 솔직하게 말하는 장면을 눈으로 확인하는 건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한다는 것, 섹스 전에 피임에 대해 말한다고 해서 로맨틱한 분위기를 깨는 건 아니라는 걸, 남성도 여성도 알고 있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특별히 내가 좋아하는 남자와 성관계를 갖기 직전에, 그와의 사랑을 온몸으로 표현하기 이전에, 이 행동이 불러올 수도 있을 혼란과 사건에 대해, 두 사람은 반드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로맨스 소설은 주된 독자층이 여성이다 보니, 그런 과정조차도 사랑스럽게 그려낸다. 남자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을 배려한다. 여자 주인공은 망설이지 않고 원하는 바를 이야기한다. 소설 속 여자 주인공이 임신에 대한 공포없이 남자 주인공을 맘껏 사랑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임신에 대한 염려를 사랑하는 남자와 미리 이야기함으로써, 임신에 대한 대비책을 두 사람이 같이 마련해 둠으로써, 두 사람은 더 솔직하게 사랑할 수 있고 원하는 만큼 더 뜨거워질 수 있다.

 



 













마침 다음 달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책이임신중지』라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랑하고 싶다면, 준비하자. 남자 주인공들이 그렇게나 열심히 준비하는 바로 그것을. 더 뜨거워지기 전에 준비하자. 너무 뜨거워져 그것을 준비할 시간마저 부족하다면, 그런 사랑에는 반대한다. 여보게. 너무 뜨거우면, 난 이 사랑 반댈세.

 

 



아침 등굣길에 캐리어를 밀면서 엘리베이터에 타는 가족을 만났다. 돌아오면서는 캐리어를 끌고 주차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우리 집은 작년에도 올해도 휴가 계획이 없다. 여행 가고 싶지는 않지만, 공항에는 가고 싶고, 캐리어도 밀고 싶다. 공항에 갈 수도 없고, 하릴없이 캐리어 꺼내서 밀 수는 없으니까, 집을 나갈 때는 휴가 복장으로 나섰다. 끈나시 미니 원피스를 입고, 얇은 신발을 신었다. 현관문을 닫으면서, 이제부터 휴가라고 생각했다.

 

사진 올리고 싶은데 적당한 사진이 없어서 조나단 베일리와 시몬 애슐리 사진을 올려본다. (뜬금없이. 왜냐하면) 

조나단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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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7-29 12: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없으면 조나단 사진이 아니라 단발님의 끈나시 원피스 사진을 올려주시면 되는거 아닙니까? 흥!!

콘돔 얘기를 로맨스 소설이 해주어서(그건 정말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그 로맨스 소설의 이야기를 단발머리 님이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저는 사실 로맨스 소설과 포르노의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도 생각하는데요. 로맨스 소설은 주독자층이 여자잖아요. 그래서 반복해 이렇게 피임, 콘돔 얘기를 해도, 남자들 대부분이 콘돔을 쓰지 않는건, 그들이 주로 보는 포르노에서 콘돔을 안쓰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들이 보고 학습한 건 임신을 방지하기 위해 조심하자가 아니라 이렇게도 저렇게도 삽입하고 여성을 굴욕적으로 만들어서 쾌감을 느끼자, 이니까요. 만약 그들이 보는 포르노에서 피임에 정말 신경써야 하고 우리는 콘돔을 껴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말한다면 그들도 말을 듣지 않을까요. 이를테면 콘돔 쓰는 남자가 성적 능력이 더 좋음의 상징이라든가, 뭐 그런 식으로요. 포르노가 여성의 몸을 배려하거나 아끼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포르노에 절여진) 많은 남성들이 그대로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이 페이퍼를 보고 해보았습니다.

단발머리 2022-07-29 13:02   좋아요 1 | URL
적당한 사진 고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두번째 사진은 진작 골랐는데 다른 사진은 너무 야하고요. 그래서 얌전한 걸로다가 ㅋㅋㅋㅋ 제 끈나시 원피스 사진은 락방님 핸폰에 들어있다는데 제가 500원 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다락방님 의견에 동의해요. 로맨스 소설에서는 피임과 콘돔에 대한 이야기가 이렇게 쓰이고 읽히는데 반해 포르노는 그렇지 않을 테고요. 로맨스에서 남자 주인공들, 건강하고 자신만만하며 육체적으로 매력적이고 유머러스하고 게다가 머리도 좋은 남자 주인공들은 그 중요한 순간에, 꼭 여자의 의견을 묻고, 또 위에 제가 쓴 것처럼... 여주가 ‘아, 나 약은 먹고 있는데..‘ 혹은 ‘지금 배란기는 아니지만...‘ 하고 머뭇거릴 때, ‘응, 그래? 알았어!‘하고는 서둘러 콘돔을 장착(?)합니다. 콘돔에 대해 아무런 거부감 없는 그런 모습을 여자들은 ‘멋지다‘, ‘나를 배려해준다‘라고 생각할텐데 남자들은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남자들이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지요, 제가) 다만,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모습이 ‘남성적‘ 매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특히 그렇게 생각하는 남성이 많은 것 같기는 하고요. 그건 다락방님 지적대로 포르노를 통해 학습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도 아직 ‘이런 식‘의 ‘건전한 대화‘는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이걸 화면으로 구성해 내는게 배우들에게는 난처한 일이겠지요. 하지만 이것 또한 우리 삶의 ‘실제적‘인 부분이라서, 대화만이라도 하면 좋을 것 같기는 한데. 전 방송작가가 아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나단은 사랑입니다💕💕💕

건수하 2022-07-29 13: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중매체에서 언급하는 것 참 중요한데 말이지요.. 이런 시대에.

제가 최근 본 로판들은 배경이 중세라, 피임 얘기는 ‘안돼, 임신할 수도 있잖아‘ ‘마지막에 빼면 되지 않을까요?‘ 정도밖에...
<루시아>에서 남자 주인공에게 ‘아이를 바라지 않는다면서 왜 신경쓰지 않았냐‘ 라고 나름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은 있네요.

현대 로맨스 소설을 좀 읽어봐야 할까봐요.
다음에 읽으려고 하는 것도 <설득> <프랑스 중위의 여자> 이런건데...;;

단발머리 2022-07-29 13:41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대중매체에서, 특별히 드라마, 영화 그리고 소설에서 이런 대화와 언급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마지막에 빼면 되지 않을까요?‘는 너무 사실적이라서 슬프네요. 그러면 안 되는데 말이에요 ㅠㅠㅠ

<설득>, <프랑스 중위의 여자>에서는 이런 언급 없을 거 같아요. 저 두 권 다 읽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는 한데 없었던 거 같아요. 제가 요즘 읽는 콜린 후버 책에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네요. 그 점에서는 참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 2022-07-29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리 길러서 시몬 애슐리 머리 해야지 ㅋㅋ

단발머리 2022-07-29 13:57   좋아요 1 | URL
나 저런 스탈의 머리였던 적 있는데 ㅋㅋㅋㅋㅋㅋ 대딩 3학년 때 ㅋㅋㅋㅋ 증거 사진이 없네요 푸핫 ㅋㅋㅋㅋㅋㅋㅋ

- 2022-07-29 14:03   좋아요 0 | URL
와 어울려요 ㅋㅋㅋㅋㅋ 어울릴것 같아 꺅😝

단발머리 2022-07-29 14:07   좋아요 0 | URL
이젠 안 돼요, 너무 무거워ㅋㅋㅋ 사람들이 가발 아니냐고 ㅋㅋㅋ 이거 다 진짜 니꺼냐고 물어봤어요 ㅋㅋㅋ 숱이 많아요, 내가 ㅋㅋㅋㅋ대신 쟝쟝님이 하면 되겠어요.
나, 사진 많이 찍어야지!!!

- 2022-07-29 14:29   좋아요 1 | URL
숱많 ㅋㅋㅋ 저도 머리숱 ㅋㅋㅋ ㅋㅋㅋ 뒤지지 않습니다 ㅋㅋㅋㅋ애슐리 머리 한다!!! 완전 괴짜처럼 보이겟쥬? ㅋㅋㅋ

다락방 2022-07-29 15:12   좋아요 0 | URL
나만 대머리야? 나만 머리숱없어?

mini74 2022-07-29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에서 뱃속에서 사산된 아이조차 혹여 처벌의 대상이 될까봐 병원에서 수술을 해주지 않아 산모의 목숨이 위험한 일이 생겼단 기사를 읽었어요. 이게 지금 이 시대에 일어난 일인가 정녕하면서 멍했습니다. 피임이야기 공감합니다.

단발머리 2022-07-30 08:18   좋아요 1 | URL
저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 들었던 것 같아요. 성폭행으로 임신한 10살 아이가 임신중절을 받지 못해 다른 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해서... 시간은 자꾸 흐르고 아이는 어찌해야 하는지... 이런 시대가 오다니, 암담하기 그지 없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