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세밑 닭과 개의 대화

     - 정유(丁酉)년이 가고 무술(戊戌)년이 오니


민주주의 새벽을 깨운 올해

새로운 시대를 향해

깨어있으라고

우리는 목청껏 울었다네

우리의 울음으로

시민들은 잠을 깨

세상 어둠을 몰아내고

새로운 걸음을 걷고 있다네

이젠 자네 차롈세

이들의 걸음을 막는 세력을

자네가 막아주고

이들과 함께 가기를


늘 사람과 함께 하며

사람을 지켜 주는 안내견처럼

나는 민주주의를 충실히

안내하겠네

누군가 침입하면

컹컹 경고하며

자네가 깨운 민주주의가

지켜질 수 있도록

나는

충직한 문지기

충직한 안내자로

풍요로운 다산의 사회를

만들고, 넘겨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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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의 무게

-용문사 은행나무 아래서


나는 보았다.


대웅전을

마주하고 있는

천 년의 무게를.

천 년의 세월을.


한과 한이

어우러져

온몸으로

한들을 싸안은 세월을.

그 약속을.


극락의 꿈을

키우며

버티어낸 인고의 세월.

한없는 기다림.


세월의 무게에

한들의 모임에 지쳐

비스듬히 기대어 선

웅장함.

그 비극.


나는 보았다.


천 년의 세월을

극락의 꿈을 꾸던

세월의 무게를.

꿋꿋이 버티어 낸

우리들의 사랑을.


우리들의 영원한 기다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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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始源)이 되시다

                              - 장인어른께


당신은

지금껏 우리와 함께 흐르는 물이었습니다

힘든 곳, 쉬운 곳

때론 느리게, 때론 빠르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늘 함께 흐르는 물이었습니다

당신과 함께 했기에

어떤 곳도 두렵지 않았고

어떤 곳에서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당신은

우리에게 시원(始源)이 되셨습니다.

우리가 어디에서부터

흘러왔는지 알려주는 지표가 되셨습니다.

우리가 계속 흐르게, 당신은

지금 우릴 만들어준 근원이 되셨습니다.

근원이 되어 당신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흐르고 있습니다

계속 흐르는 우리들 속에

당신은 영원히 함께 흐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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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3 17: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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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3 20: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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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冊 (책)


줄지어 꿰인 나무

잘게, 아주 잘게

가루가 되어

굳어버린 나무

그 죽음 위에 수놓인

글자, 문자

이름하여 책.


죽음의 대가,

존재 변이의 값을 요구하는가.


의지는 없으되

자본이 의지를 대행해

황금 열쇠를 가져올 때까지

지식을 가두고 있다.

대가 없는 죽음이었으되,

죽음이었으므로

값을 치루고 있으니.

참 독특한 거래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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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6 10: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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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0 15: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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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진은 신호다

 

위로 위로 쌓아 올린다

점점 높아지고 무거워질수록

출렁출렁 흔들려도

중심을 잡아주는 평형수

땅 속 물은 점점 줄어들어간다

한 번의 충격으로도

기우뚱

손 쓸 틈도 없이

무너져 버리는

생명들

 

내 손으로 올린 건물

내 손으로 퍼낸 생수

내 손으로 없앤 안전

 

도시를

나라를

세계를

세월호로

만드는

개발

 

쓸데없는 증축으로

끊임없는 퍼냄으로

생명이 위험하다는

지진이 알려주는

신호

 

문맹에서

벗어나라는

흔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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