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은 자베르가 아닌 미리엘 주교가 되어야


이런 생각을 한다


학교는 춘추전국시대

교사는 제자백가

학생은 백가쟁명 속 백성

다름이 배제와 추방이 되어

다름과 함께 가는 삶은

유토피아일 뿐


오로지 통일을 위해

법, 령, 조례, 교칙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규정은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법가가 득세하고

자베르가 활약하여

백성은 장발장이 되어

고통받는 학교


황제의 눈

사상가의 눈

자베르의 눈이 아닌

백성의 눈

장발장의 눈으로 학교를 보면

학생들의 깨달음, 성장을 위해

선생은

법가가 아닌 유가, 도가, 묵가

자베르 경감이 아닌

미리엘 주교가 되어야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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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다름을 통한 하나됨


흰쌀, 현미, 보리, 콩, 조,

하다못해 은행까지……

한 통에 섞인

부대낌.


물을 붓고는

문질러 대는

손, 손놀림……

부대끼는 알갱이들.


아야, 왜 이래?

가! 저리 가!

몸부림칠수록

더 부딪히는 몸들.


부딪혀,

껍데기가 사라지고

뜨거운 불길에

끈끈하게 묶이는

알갱이들,

밥,

영양분들.


다 달라,

다름을 지닌 채

하나가 된

우리 하늘,

우리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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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산문(山門)이고 싶다


난 요즘 산문(散文)이다

散文이라서 장황하다

남이 없다

오직 내 얘기만 길―게

늘어놓고 있다

散文이라서 흩어진다 여기저기로

나로 집중하지 못 하고

수다스러워진다

산문(山門)이라면

더 많이 조용하고

더 많이 포용하고

더 많이 기다리고

더 많이 이해할텐데

山門!

그윽한 향기가

나를 감싼다

山門은 배척하지 않는다

山門은 재단하지 않는다

山門은 오라지도, 가라지도 않는다

오직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散文의 수다는 공허(空虛)한데

山門의 침묵은 공명(共鳴)이다

난 山門이고 싶다

시(詩)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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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은 기쁨2

                   - 연


가느다란 실로

겨우

내 손에 잡혀 있는 넌

내게서 멀어져 갈수록

네 존재를 더 알릴 수 있는데,

아직 꽉 쥐고

널 잡고 있지만

언젠간 놔줘야 하리

훨~ 훨~

자유롭게

네 세상을 찾아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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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4 0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04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맑은 기쁨1

                  - 눈

점점이 오소서

세상 어느 곳에도 이렇듯

하얗게 내려

내 맘을 적셔 주소서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만나든 만나지 못하든

내 맘,

그 넓은 바탕에

그대 맘이 하나, 둘,

하나, 둘 수놓고

내 맘인지, 그대 맘인지

하나의 세상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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