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 라울 따뷔랭
장 자끄 상뻬 지음, 최영선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마지막 벗을 수 없는 베일처럼
누구나 누구에게도 말 못하는 비밀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다.
그 비밀은 '그 비밀을 들을 수 있는' 작위를 받은 사람에게만 털어 놓을 수 있고,
그 작위라는 것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만드는지, 또 어떻게 수여하는지 알 수 없다.
작위를 만들기 시작하는 것은 '오해'에서 시작된다.
오해는 대상이 있어야 생길 수 있고.
작위를 만들어 부여하겠다는 것도 대상이 필요하다.
작위를 통해 전달되어질 '비밀' 또한 대상이 있어야 '비밀' 일 수 있다.
'비밀'은 작위를 받은 대상에게 전달되어질 때, 공유되어질 때, 더 이상 '비밀'이 되지 않고 상대도 아는 '사실'이 된다.
이 과정은 내가 소유한 '비밀'을 선물하거나 박탈당함으로써 사실로 재탄생 시킴과 동시에 잃어버리는 과정이다.
나는 자전거를 못타는 비밀을 가진 아이였고,
이제 자전거를 못타는 비밀을 잃어 버릴 수 있는, 잃어버린 어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