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 라울 따뷔랭
장 자끄 상뻬 지음, 최영선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마지막 벗을 수 없는 베일처럼

누구나 누구에게도 말 못하는 비밀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다.

그 비밀은 '그 비밀을 들을 수 있는' 작위를 받은 사람에게만 털어 놓을 수 있고,

그 작위라는 것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만드는지, 또 어떻게 수여하는지 알 수 없다.

작위를 만들기 시작하는 것은 '오해'에서 시작된다.

오해는 대상이 있어야 생길 수 있고.

작위를 만들어 부여하겠다는 것도 대상이 필요하다.

작위를 통해 전달되어질 '비밀' 또한 대상이 있어야 '비밀' 일 수 있다.

'비밀'은 작위를 받은 대상에게 전달되어질 때, 공유되어질 때, 더 이상 '비밀'이 되지 않고 상대도 아는 '사실'이 된다.

이 과정은 내가 소유한 '비밀'을 선물하거나 박탈당함으로써 사실로 재탄생 시킴과 동시에 잃어버리는 과정이다.


나는 자전거를 못타는 비밀을 가진 아이였고,

이제 자전거를 못타는 비밀을 잃어 버릴 수 있는, 잃어버린 어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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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06-10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비밀은 ‘그 비밀을 들을 수 있는‘ 작위를 받은 사람에게만 털어 놓을 수 있다..

인생에서 내 어둡고 아픈 비밀을 온 몸으로, 온 마음으로 들어주던 사람을 만났던 적이 있어요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는 이야기를 그 앞에서는 한없이 다 할 수 있었어요

세상에 그런 존재가 있을 수 있다는 믿음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그 기억만으로도 충만해요

2017-06-10 16:0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