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의 생각수업 - 세계 최고의 대학에서는 무엇을 가르치는가? 세계 최고 인재들의 생각법 1
후쿠하라 마사히로 지음, 김정환 옮김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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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후쿠하라 마사히로 (고유명사에 특히 약한 몹쓸 내 머리는 절대 기억해내지 못할 이름)는


학교와 기관의 고유 명사를 외울 필요가 없는 "세계 최고의 대학", "세계 최고의 고등 교육 기관", "세계 최대의 투자 회사", "세계 최고의 교수진", 세계 최고의 ~~~ 를 잔뜩 달고 다닌


중국이나 몽고 (기분은 나쁠 수 있겠지만) 일본 또는 (그럴 일은 없겠지만) 한국이

역사의 어느 때 전세계를 휘어 잡아 지금까지 유지했더라면 (돈으로든 칼로든 아니면 문화로든), 근대와 현대에

그 지식과 사상, 문화가 이 지경까지 폄하 받지 않았을 지도 모르는 동.양.인이다.


그 동양인 중에서도 일본인이다.



책 저자의 국적을 저렇게 길게 쓴 이유는 이 책은 "동양과 서양"의 "다름'에 대해서 특히 대학이라는 상아탑에서 일어나는 그 "다름"에 대해서 이야기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받을 수 있는 충격을 덜 파괴적으로 완화시키고 좀 더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서 얼마전 EBS에서 만든 "동과서"라는 다큐멘터리를 한 번 보고 책을 대해도 좋을 것 같다.




마사히로는

"나는 도시의 높은 빌딩 숲과 땅밑의 거대한 지하철이 멋지고 부럽다고 찬양하는 것은 아니다. 절대.

우리 시골도 충분히 아름답다,

단지 높은 빌딩은 땅의 면적을 최적화해서 좁은 땅에 많은 사람들이 살 수 있고, 여러 시설들이 함께 있어

도시의 어쩔 수 없는 환경에서 효율적인 것 같다.

나는 도시가 좋다 시골이 나쁘다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단지...

...

...

...

"

이라고 말하는 4년 정도 지낸 도시 생활을 제외하고는 모두 시골에서 보냈고 보낼 사람처럼 동양과 서양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같다.



<Annenberg Hall, Harvard College>

 

책을 읽는 동안 얼굴이 화끈 거릴 만큼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도 많이 느끼고, 읽어봐야겠다고 참고되는 철학가와 학자들의 책들을 수도 없이 노트했고, 몇몇 장들은 너무 감명 깊어 몇번이나 다시 읽고 지인에게도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이야기해댔는데, 나는 왜 이 후기의 시작을 이렇게나 "깍아내리기"로 시작했을까?




동양과 서양의 "다름"에서 출발해서


지식과 세상의 모든 정보를 위태롭게 쌓기에 바쁜 작금의 동양과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서 시작해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 그것 자체가 무엇인지에대한 근본적인 질문부터 형이상학적인 사상에 대한 질문에까지 온통 질문을 던지고 깊은 사고를 하는 서양의 비교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가와 경제학자들의

상아탑 꼭대기에서 어렴풋이 보이는 고결하리만큼 느껴지는 이론들


그 모든 것에 너무 흠뻑젖고 감명받아 때아닌 비판적 책 읽기가 극으로 발동해서 나의 비판적 후기가 (그래봤자 나또한 시골사람처럼 도시를 찬양하는) 시작 된 것 같다.



이 책의 후반부 "예술" 편에서는 (다른 독자들도 그랬겠지만) 아래 그림이 내 머릿속 한가운데 우뚝 서 있었다.




누구도 찾지 않은 산속에 원효대사가 깨달음을 얻을 것 같은 동굴에서 혼자만의 비서를 찾은 것처럼

마사히로가 인문학을 책의 마지막에 들고나온 것은 아닐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로"는 이미 온 세상의 구석구석까지 영향을 끼쳤고 지금도 최고/최신/절대의 영향을 주고 있으니말이다.


마사히로는 경제장 후반부에서도

자본주의에서, 기업이 점점 거대해져 사회주의 정부처럼 막강해져 종말에 가까워지는 시스템을 타계할 방법 중 하나로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를 거론했다.

기술의 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산업과 기술이 나타나고, 이 것은 기존에 주름잡던 거대해지고 있는 기업들을 파괴해서 기업의 절대 정부화를 막는 창조적 파괴를 거론한 것이다.

"스티브 잡스"와 그의 "애플"이 창조한 단어처럼 된 이노베이션 을 또 유행처럼 다룬 것이다 :)



마지막 장에서

다름을 초월해서 우리 모두 "교양" (특히 인문학)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

답이라는 것이 무의미한 질문들을 던지고 맺는다.




그리고 내 머리속에 경종을 울려준

이마미치 도모노부의 "과학기술과 예술"에 대한 아래의 주장을 소개해주었다.


기술의 발달로 모든 것을 편하고 빨리할 수 있게 된 우리가 남는 시간과 에너지를 더 가치있게 쓰지 못하고, 더욱 안타까운 것은 예전에 시간을 통해서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을 배우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오랜시간 동안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불편하게 먼 곳을 애써가서 공연을 봐야한다.




:)

하버드의 생각수업이 하버드나 옥스퍼드 등의 수업방식을 설명하는 책은 아니다 :)

시골에서 상경한 (똑똑한) 한 사람의 견문.감상록 같은 이 책은 그 자체만을 읽는 것도 충분히 자극적이고,

책에서 거론된 철학자와 학자들의 책을 찾아 읽어 보는 지도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저자도 그것을 바란다).




책을 읽어줄 때 큰애가 던지는 질문에 한 번 더 깊게 생각해보게 되었고, 그 질문 자체도 존중해주게 되었다.

그리고 나 또한 큰애의 질문에 이어 질문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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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6-01-06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글을 읽어보니 이 책 읽고나면 또 장바구니에 책이 잔뜩 쌓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