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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인문학 살롱 -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살아온 나를 위한 진짜 공부
우재 지음 / 카시오페아 / 2020년 8월
평점 :
미술과 신화 그리고 와인. 어떻게든 연결할 수 있지만, 그렇게 연결하기에는 책의 두께가 버거워 보인다. 게다가 마흔부터 시작한 인문학 공부 이야기며 미국인 피아니스트와의 결혼 이야기와 같은 자신의 이야기에 인류에 대한 보편적인 진리까지 감상과 함께 언급하다 보니 다소 산만하고 그 깊이를 더 얕게도 만든다. 분야별로 언급된 몇 권의 책으로 유추해보면 저자의 독서량이 상당하다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도슨트, 궁궐 길라잡이, 많은 도서관에서 한 강의의 경력을 보면 그녀의 지식은 양과 함께 그만큼 체계적으로 잘 정립된 것도 알 수 있다. 한 권의 책에 모든 것을 담으려 한 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보통의 안과처럼 예약이란 공리처럼 존재하지 않고 대기실이 복도와 비상계단까지 확정된 안과에서 한 시간 반 정도 하염없이 기다릴 때나 휴먼카인드와 같이 통념으로 알고 있던 것을 조리 있게 학문적으로 깨뜨려주는 - 그래서 머리도 아픈 - 책을 읽은 막간에 읽기에는 손색이 없다.
우재라는 고유명사보다는 '마흔'이라는 보통명사의 책 같아서 또한 나쁘지 않다. 삶을 돌아보며 어떤 전환점에서 애정으로 열심히 꾸준히 공부하고 생각한 것들을 담백하게 책으로 내주어서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