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의 인문학 살롱 -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살아온 나를 위한 진짜 공부
우재 지음 / 카시오페아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술과 신화 그리고 와인. 어떻게든 연결할 수 있지만, 그렇게 연결하기에는 책의 두께가 버거워 보인다. 게다가 마흔부터 시작한 인문학 공부 이야기며 미국인 피아니스트와의 결혼 이야기와 같은 자신의 이야기에 인류에 대한 보편적인 진리까지 감상과 함께 언급하다 보니 다소 산만하고 그 깊이를 더 얕게도 만든다. 분야별로 언급된 몇 권의 책으로 유추해보면 저자의 독서량이 상당하다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도슨트, 궁궐 길라잡이, 많은 도서관에서 한 강의의 경력을 보면 그녀의 지식은 양과 함께 그만큼 체계적으로 잘 정립된 것도 알 수 있다. 한 권의 책에 모든 것을 담으려 한 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보통의 안과처럼 예약이란 공리처럼 존재하지 않고 대기실이 복도와 비상계단까지 확정된 안과에서 한 시간 반 정도 하염없이 기다릴 때나 휴먼카인드와 같이 통념으로 알고 있던 것을 조리 있게 학문적으로 깨뜨려주는 - 그래서 머리도 아픈 - 책을 읽은 막간에 읽기에는 손색이 없다.

우재라는 고유명사보다는 '마흔'이라는 보통명사의 책 같아서 또한 나쁘지 않다. 삶을 돌아보며 어떤 전환점에서 애정으로 열심히 꾸준히 공부하고 생각한 것들을 담백하게 책으로 내주어서 박수를 보낸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5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베터라이프 2021-07-17 18: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초딩님! 공리라는 단어에 초딩님 글에 자판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ㅜㅜ 마거렛 대처가 사회 따위는 필요 없고 오로지 자신과 가정뿐이다라고 했는데요. 공리가 먼저 제거된건지 아니면 사회에서 개인이 먼저 축출된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우리는 ‘이기심의 시대‘를 살고 있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모두의 이기심이 꽃 피우는 세상 이게 아름다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스미스가 말한 ‘내면의 재판관이 말하는 소리‘가 어느 순간 무의미해진 건 확실해 보이네요. 물론 제가 카페에서 커피나 홀짝거리며 이상주의자처럼 내뱉고 있습니다만 현실이 이렇다 저렇다 말하지 않는 것이 미덕인 사회로 귀결되고 있죠. 다시 한번 공리를 곱씹어 보게 됩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초딩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