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humpa Lahiri Wikipedia>


오디오북의 단점은 이 책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어느 정도 듣지 않으면 모른다는 것이다. 나는 '일시적인 문제'를 다 듣고 나서 '피르자다 씨가 식사하러 왔을 때'를 들을 때, 갑자기 다른 이야기가 들려서 맥락을 놓쳤나라고 생각하며 30초를 몇 번 뒤로 가서 또 듣고 또 들었다. 인물들이 바뀌었고, 배경이 모두 바뀌었다. 단편인가? 옴니버스식 구성인가?

그렇게 혼란을 느끼며 듣다가 '질병 통역사'를 들으니, '아하, 단편집이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인도인인가? 인도 출신의 이민자로 미국에 사는 걸까? 역시 오디오북은 받을 찾을 수 없다. 단편들은 미국에 있는 '인도'를 담고 있었다.

그래서 잠시 찾아봤다.

Her debut collection of short-stories Interpreter of Maladies (1999) won the Pulitzer Prize for Fiction and the PEN/Hemingway Award, (Jhumpa Lahiri)

축복받은 집은 Interpreter of Maladies 였고, 

Lahiri was born in London, the daughter of Indian immigrants from the Indian state of West Bengal

역시 인도 West Bengal에서 이민 온 가정의 딸로 런던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3살 때 미국으로 갔다.


나에게 인도는 빈부의 격차가 세상에서 가장 큰 것 같고, 무자비하고, 무섭고, 비정한 나라이다. 두 번의 인도 출장으로 총 한 달 정도 인도 노이다와 벵갈루루에 있었다. 노이다는 한국의 분당이고, 벵갈루루는 인도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렸다. 하지만, 한국의 타워팰리스 같은 곳에 부자들이 손자 돌잔치를 위해 하루에 1억 원을 쓸 때 (2010년 경이었다), 총을 든 군인들이 지키고 있는 철조망 건너편에는 그 부자들의 타운에서 흘러나오는 하수구로 가난한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었다. 남부 출신들도 북부에서는 밤에 돌아다니지 않았다. 자국민도 혼자로 보이면 위험했다. 금요일 교통지옥인데도 여직원이 택시를 타고 귀가하면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노이다 (한국의 분당)에서 델리 (한국의 서울)로 모두 이동해서 저녁을 먹었다. 여직원 집이 델리였다. '밀리어네어 슬럼독'을 봤다고 노이다에서 현채인에게 이야기했더니, 그는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부끄럽기도 하고 자신들이 그렇게 그려져서 세상에 표출되는 게 싫었던 것 같다. 인도는 그런 나라이다. 빈부 격차가 비정하게 크고, 무섭고, 무자비하고 이해할 수 없는 나라.


그런데 그들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쉬는 시간에 그들과 이야기하면 항상 전 세계에서 인도인들의 비중이 얼마나 큰지를 자랑스럽게 말한다. 전 세계 기업에서 의사결정권자 중 인도인이 가장 많다. 유럽의 의사 중에서 인도인이 가장 많다. 이런 이야기들이었다. 그리고 영어 농담을 항상 메일로 공유했다.

그들을 똑똑하다. 좋은 대학을 나왔으면 기본 5개 국어는 한다. 힌두어, 고향어, 고향 근처 지역 언어, 영어, 그리고 외국어 하나. 인도의 언어들은 우리나라의 사투리 같지 않고 전혀 다른 언어이다. 19단도 잘한다. 그런데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사람들은 모두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비굴하고 비열하다.


그런데, 인도가 그래도 부럽다. 인구가 많고 각 나라로 이민간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인도인들은 인도를 알리는데 항상 열심히 인 것 같다. 자신들의 부끄러움도 이해시키려고 노력하고 자신들의 자랑스러운 것도 뽐내려고 한다. 무엇보다도 자신들이 인도인이라고 말한다.

인도 카슈미르 분쟁은 대학살 수준에 가깝다. 아니 대학살이다. 하지만 지복의 성자를 써냈다.


동파키스탄의 독립 전쟁은 '축복받은 집' 중에 '피르자다 씨가 식사하러 왔을 때'로 나온다.

비단 문학만은 아닐 것이다. 인도 홀리 축제 때 사람들이 색색의 가루를 뿌리는 것에 매료되어 그것을 너무너무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홀리 축제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세계적으로 알려진 인도의 것들이 많다.

Holi 2021: When is Holi and why do Indians celebrate the festival of colours?


고대부터 대국이고 세계사에서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큰 자리매김을 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인도인들은 자부심을 가지고 자기들을 알리려고 노력한다. 그들이 영국의 지배를 받아서 영어를 공용어처럼 써서 그런지 몰라도 인도 출신의 유명한 작가도 많다.

생각해보면, 남미와 유럽의 잔혹하고 아픈 역사를 제재로 하는 작품과 작가도 많다. 미국은 미국 나름대로 자신들을 정당화하는 작품이 많고, 러시아는. 러시아는 그 자체가 대문호의 나라이고, 일본은 일본 특유의 작품들이 많이 알려진 것 같다.

지금의 한국은 분명 경제 대국의 대열에 있고, 세계사에서도 비극을 많이 겪은 나라 중 하나일 것인데, 다른 문화권에 비하면 우리의 작가와 작품은 아주 아주 적은 것 같다.


그런데, 또 그렇다고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정부에서 우둔하게 밀어붙이니 이승우 작가님은 소설가의 귓속말로 울분을 토하신 것 같다.


며칠 전 행복한 책읽기님의 서재에서 반갑고 고마운 포스팅을 봤다.

강추보다 필독! 해방 직후 해외 조선인들의 필사적인 귀환과 식민지 시대 예술혼을 불태운 두 예인의 명창이 실려 있다. 여기에 해방의 감격은 없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만 지속될 뿐. 어쩌면 더 처절하게. 아릿아릿 아프고 저릿저릿 찡하다. 배삼식을 더 읽고 싶어졌다. 훌륭한 스토리텔러다.

  행복한 책읽기님의 1945 포스트 에서.


큰 제목만을 언급하는 역사 다루기와 규격화 획일화한 역사 속 인물에 익숙한 나에게, 그래서 인도인들의 역사를 문학으로 끌어내는 것이 부러운 나에게 1945는 참 고맙고 갈증을 해소해주는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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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5-10 12: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이 글 읽으니 <팩트풀니스> 에서 지적한 우리가 가진 편견 편향 오류들 떠오릅니다.^^;;
<1945>는 보석이라 저는 생각해요^^

초딩 2021-05-10 13:47   좋아요 1 | URL
편견 편향, 바이어스!
그러지 않기 위해 우리는 책을 읽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
소프트해지기 위해서요.
1945 짝짝짝
아 ㅜㅜ 갑자기 숫자로 된 오락실 게임도 생각하고 ㅎㅎㅎ
암튼 보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