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지'를 부러워하거나 동정할 수 있겠지만,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거짓말 같은 일을 정말 대면하고, 소설과 같은 삶을 사는 실제 사람을 만나면, 잘해야 '오해' 정도로 '화해'의 실마리라도 잡았다면 낙관적이다.

우리 삶에서 문학의 본격적인 문제는, 이제 그 거짓말 같은 일이 나의 일이 되고, 그 소설 같은 상황의 주연이 나일 때 시작된다. 기승전결의 '승'을 지나 '전'으로 가는 시점 정도라고 말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인간실격의 '요조'와 그것을 써버린 '다자이 오사무'를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듣고 읽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과거를 뒤적거리며 유사한 퍼즐을 맞춰보며 회상해야 할까? 그런 조각이 있는지도 모르고, 건너 건너 불행의 케릭터로 정한 누군가를 색인에서 찾아봐야 할까? 아니면, (효능을) 신용하기도 힘들고 (감염되어) 쓸모가 있을지도 모르는 백신처럼, 이상반응으로 고열이 나서 생업에 지장을 줄지도 모르지만 꾸역꾸역 소화를 시켜 보아야 할까?

아니면, 세계 대전 이후 돈을 좀 벌었고 힘깨나 쓰게 된 미국이 고상하게 분칠하고 싶은 (개츠비도 자신들도)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하는 위대한 개츠비처럼 '문학'을 담백해 보이지 않는 수식으로 만드는 문학적 도구로 박제해야 할까?

'지금'이라고 명명했던 그 수 많은 것들이 억척스럽게 예외 없이 다 지나가 버린 이 마당에,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라고 한 것처럼 요조와 오사무도 지나간다.

하지만, 그의 질문은 지나가지 못한다.


"죄의 반의어는 뭘까. 이건 어렵다"

"선은 악의 반의어지 죄의 반의어는 아니야."

"악과 죄는 다른가?"

"다르다고 생각해. 선악의 개념은 이간이 만든 것에 지나지 않아. 인간이 멋대로 만들어낸 도덕이라는 것을 말로 표현한 것인지."


"신뢰는 죄인가요?"


p111 - p116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미 2021-04-05 13: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죄의 반의어는 무죄 아닌가요?아닌가?ㅋㅋㅋㅋ초딩님 은근 철학적이신듯👍

초딩 2021-04-05 14:55   좋아요 3 | URL
오사무가 미미님을 알았다면 생이 좀 더 심플하고 평온했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