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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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를 배경으로 술주정뱅이에 폭력으로 모든 가족이 떠나고 아버지마저 떠난 다섯 살 여자아이는 혼자 습지에서 거기서 죽을 때까지 혼자 살아간다. 카야.

테이트는 카야의 오빠 조디의 친구로 어릴 때부터 카야를 알고 지냈고, 평생을 사랑했고, 카야에게 글을 가르쳤고 카야에게 습지에 관한 책들을 내게 헌신적으로 도와주었다. 카야가 죽을 때까지 곁에 있지만, 대학 진학했을 때 카야를 버렸었다. 나중엔 다시 돌아와 함께했지만.

체이스는 동네의 멋지지만 바람둥이에 전형적인 나쁜 남자다. 하지만 카야가 테이트로부터 육체적 사랑을 이루지 못하자, 테이트가 떠나자 카야가 그 해소를 위해 만났다. 당연히 체이스도 애초에 그런 목적이었다.

저자가 평생을 야생동물을 연구했고 일흔의 나이에 낸 책이라서 습지에 대한 이색적이고 깊이 있는 지식의 배경이 눈길을 끌 수는 있겠지만, 반전이 없는 이야기의 다소 지루한 흐름이다.

하지만, 체이스의 약혼을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카야는 그와 헤어졌지만, 체이스는 그녀의 몸을 그리워했고, 카야의 아버지처럼 폭력을 휘두르고 카야를 다시 가지려고 한다.


그리고. 체이스가 죽었다. 


재판이 열렸다. 훌륭한 변호사와 카야를 아끼던 사람들의 도움으로 무죄 판결을 받는다. 카야는 자연사했다. 그리고 함께 살던 테이트가 우연히 카야가 숨긴 증거물을 발견해서 카야가 살인자임을 안다.

이건 무슨 결말일까? 아마존에서 30주 넘게 1위를 했고, 250만 부가 넘게 팔렸다는 이 책의 결말이 이것이다.

폭력으로 엄마와 아이들을 모두 떠나게 했고, 떠난 엄마는 신경쇠약에 걸려 쓸쓸히 죽게 만든 그 아버지를 죽이고 불운하게 죽는 식의 이야기도 아니다.

분명히 자신의 욕정으로 만났고 자신을 기만해서 헤어졌는데, 그 남자가 술에 취해 자신을 다시 가지려 했던 남자를 죽였다. 굉장히 치밀한 계획을 세워서 증거를 완벽하게 인멸하고 죽였다.

짝짓기한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듯이 죽였다. 그리고 이 문장이 여러 번 나온다.

'살인'을 저지른 사람을 이렇게 찬양할 이유는 절대 없다. 결코. '인간쓰레기'라고 부르는 사람은 죽여도 되는 것일까? 그리고 어쨌든 둘은 어떤 목적이든 서로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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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21-01-07 0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표 한개 참고하겠습니다.^^

초딩 2021-01-07 10:00   좋아요 0 | URL
처음엔 막 눈물이 나려고해서 정말 읽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무죄가 아니고 의도적 살인을 숨긴 것이라는 한 대목에서 거의 460여페이지의 모든 글들이 ‘무‘의미해졌습니다. 아니 ‘해‘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아침햇살 2022-12-03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마지막 문장 평으로 명쾌해 졌어요. 고맙습니다.
과연 이 이야기가 말하는 게 뭘까 늪에서 허우적 거릴 때 님 리뷰로 확실히 깨달았어요.
아닌 건 아닌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