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코끼리를 쏘다 : 조지 오웰 산문집 반니산문선 4
조지 오웰 지음, 이재경 옮김 / 반니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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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쏘다의 첫 산문인 '너무나 즐겁던 시절'을 마냥 듣고 읽었었을 때는 1984와 동물농장의 조지 오웰이 쓴 단편집을 읽고 있다고 생각했다. 오디오북으로 먼저 듣고 읽는 것의 단점일 것이다. 첫 산문을 읽고 나서야 이것이 조지 오웰 자신의 이야기임을 알았다. '너무나 즐겁던 시절'의 세인트 시프리언스 학교에서 상급 학교 장학금 획득을 위해 입학이 허가된 가난한 아이의 이야기는 단편의 허구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너무나 즐겁던 시절'에서는 그 시절 영국의 기숙사 학교에서 아이들이 취급당하는 만행에 가까운 작태를,

'코끼리를 쏘다'에서는 버마 경찰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통해 '전체주의'의 모순을

'나는 왜 쓰는가'에서는 민낯의 작가들에 대해서

'책방의 추억'에서는 상업적으로 취급되는 책과 허영으로 사는 구매자들을

'어느 서평가의 고백'에서는 서평의 참 현실적인 '찍어냄'을

'사회주의자는 행복할 수 있을까'에서는 유토피아, 디스토피아에서 과연 다루는 것은 무엇인지, 종국에는 그것들이 그리는 것은 행복이 아니고 인류애임을 들여다볼 수 있었고, 그래서 왜 어떻게  조지 오웰이 1984와 동물농장을 써나갔는지를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듣도 보도 못한 흑백 사진 속의 다부지게 입을 다물고 있는 작가가 쓴 책의 내력을 짐작할 수 있었다.


"좋은 산문은 유리창과 같다" p123

이 문장을 마주하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일단, 무슨 말인지 몰랐다. 그리고 몇 번인가를 읽고, 인터넷에 조지오웰에 대해서 찾아보고야 뜻을 알게 되었다.

글이 현란할수록, 복잡할수록, 즉 기교를 부릴수록 그것은 작가의 진실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거나 진실이 없다는 것이다.

다음 조지 오웰의 글을 쓸 때의 6가지 원칙을 보자.


(i) Never use a metaphor, simile, or other figure of speech which you are used to seeing in print.

(ii) Never use a long word where a short one will do.

(iii) If it is possible to cut a word out, always cut it out.

(iv) Never use the passive where you can use the active.

(v) Never use a foreign phrase, a scientific word, or a jargon word if you can think of an everyday English equivalent.

(vi) Break any of these rules sooner than say anything outright barbarous.


간명하고 명확하게 쓰라는 것이다.
여기서 위트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사실, 그의 산문을 읽다가 혼자서 허공을 대고 몇번이나 크게 웃었는지 모른다.

"철도 안내서 수준만 넘으면 어떤 책이든 미학적 고려해서 자유롭지 않다" p116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가'를 알아야하고, 그 '작가'가 속한 사회와 시대상을 또 알아야할 것이다. 'E.H. 카'가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말한 것처럼 말이다. 그런 맥락에서 '코끼리를 쏘다'는 조지 오웰과 그의 그 유명한 '1984', '동물농장'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버마 경찰 시절의 여권 사진

출처: Shooting an Elephant 위키 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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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0-01 2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왜 쓰는가, 라는 책과 겹치는 글들이 있더라고요.
어디에선 이런 책을 산문집이라고 하지 않고 칼럼집이라고 하더라고요.
주장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하지요.

초딩 2020-10-03 01:50   좋아요 0 | URL
Essay, Prose를 한참 찾아봤는데 ㅜㅜ 무슨 차인지 잘 모르겠어요 ㅎㅎ 게다가 칼럼집까지하니 갑자기 더 어렵습니다 ㅎㅎ
^^
추석 연휴 잘 보내고 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