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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향기 - 머무름의 기술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3월
평점 :
'시간의 향기'는 굉장히 어려웠다. 우선 던져짐이라는 피투성과 부여된 사실적 성질이라는 소여성 그리고 그것을 벗어나는 탈소여성이 글 전반에 자주 등장하는데, 뜻을 종잡을 수 없어서 내용 이해가 어려웠다. 책 후반부에 인터넷을 뒤져서 무슨 뜻인지 알았다.
근대화 이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피투성과 사물의 기본 성질이 있는 소여성이 특징이라고 한다. 그리고 신이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근대화로 인해 모든 것은 정해진 대로 흘러가는 예측 가능함, 그리고 사물의 본질에 벗어나는 탈소여화가 특징이라고 한다. 더욱이 세상은 신의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바뀌었고, 만인이 노동하고 사색적 삶을 가지지 못함을 배우 애석하게 비판한다.
이해할 수 없다. 신 중심의 세상에서 노예를 통해 삶을 즐기는 극소수의 사색적 삶을 찬양하는 것 같다. 그리고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을 그린다. 그래서 그는 한나 아렌트를 이전의 철학을 잘 못 이해하고 노동의 삶을 중요시한다고 비판한다.
난감하다. 권선징악을 거꾸로 말하는 책을 읽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책은 작고 얇지만 익숙하지 않은 마치 이 책에서만 만들어져 통용되는 용어들이 집중도를 굉장히 떨어뜨리고 글을 훑게만 한다.
누구의 말처럼, 서정적인 제목의 '시간의 향기'라는 책이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한 창문 앞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며 읽으면 좋겠다고 펼쳤다가 낭패를 보기 좋은 책 같다.
한병철 교수님의 책은 '피로 사회'만 읽는 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