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들린다는 것'
드러냄은 꽃의 일이다. 꽃은 그래야 제 사명을 완수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자신만의 색이나 한껏 멋부린 모양을 내고 독특한 향기를 발하며 자신을 드러내기에 여념이 없다. 그래야 매개체가 와서 나와 너를 이어준다.

이 드러냄은 받아들림이 전재될 때 비로소 그 의미가 있다. 애를 써서 드러냈지만 받아들여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무엇이든 받아들여 공감하고 공유코자하는 열린 마음일 때 드러냄이 빛을 발하게 된다.

드러내고 받아들임의 과정에 과대포장이나 축소, 은폐, 왜곡, 오해 등이 있다면 역시 결실을 맺지 못하게 된다. 이는 상호 간에 혼란과 무기력함, 상대에 대한 원망만 키워 원하지 않은 결과를 만든다. 

드러냄과 받아들임의 과정을 통한 감정과 의지의 상호작용은 관계의 질적변화를 불러온다. 이 질적변화는 순방향으로만 작동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의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다. 드러내고 받아들임은 이렇게 상호작용이 순조롭게 이뤄져야 주어진 사명을 완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대도 알리라. 드러내고 받아들임의 이 숭고한 과정에 함께 있었기에 오늘도 산 너머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 지을 수 있다는 것을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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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가을빛에 물들다'

'국립민속국악원'과 '전주시립국악단' 교류공연
2015.10.3 pm 4.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국악을 연주하는 단체간 교류가 새로움을 만들어 낸다. 안방에 손님을 모시고 서로 간의 마음을 보텐다. 관객을 위한 공연 앞에서 주인과 손님이 다르지 않다. 감정과 의지가 소통을 통해 공감을 불러오면 당연히 따르는 것은 감동일 것이다.


처음이라고 했다. 혼자의 준비가 아닌 교류이기에 다소 어설픈 진행이 아쉽기도 하지만 공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좋다. 처음 접하는 단체의 연주가 궁금했다. 200회 공연을 앞둔 단체인 만큼 쌓인 내공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늘 드는 아쉬움이다. 빈 관람석 자리는 언제쯤 채워질까? 국악연주단체 뿐 아니라 국악관련 종사자, 관련단체, 정부부처 및 정책, 관람객 모두 마음 모아 공감을 통한 감동의 자리가 된다면 곧 채워지리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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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로움과 동행한다는 것"
꽃을 보는 마음들은 알까? 화려하게만 보이는 꽃을 피우기까지 얼마나 많은 수고로움이 깃들어야 하는지를ᆢ.

꽃에 주목하는 이유야 명확하다. 모든 생명들의 절정의 순간을 만끽하고 싶은 마음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꽃피고 열매맺기까지 들여야하는 수고로움에 주목하는 이는 많지 않다.

힘들게 언땅을 뚫고 나와서도 눈보라, 비바람에 혹은 강렬한볕에 마르지 않을까 하는 노심초사에 꽃을 피우고서도 벌나비 날아들지 않아 열매맺지 못할까 염려하는 그 모든 수고로움을 짐작이나 할지 모르겠다.

사람의 관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 각기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 온 독립된 사람과 사람이 만나 관계를 형성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수고로움이 있어야 하는지를 망각하고 그 결과에만 주목한다.

결과에만 주목한다는 것은 과정에서 겪는 수고로움을 인정하지 않거나 그 가치를 과소평가하여 조그마한 일에도 좌절하는 자신을 합리화한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관계의 형성은 때론 긴 호흡이 필요하며 문득문득 침입하는 가슴시린 아픔 마져도 묵묵히 감내해야 한다.

하지만, 식물이 꽃을 피우고 열매맺는거나 사람과 사람이 만나 특별한 관계를 형성하는 이 모든 과정은 수고로움을 견뎌내는 소극적 기다림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때론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그대에게 가는길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음을 알기에 나에게 주어진 수고로움을 기꺼이 받아안고 순간순간 행복한 과정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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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좋을 그림 - 여행을 기억하는 만년필 스케치
정은우 글.그림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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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의 사각거리는 느낌으로 내면과 만나다

자신을 둘러싼 외부 환경으로부터 스스로의 힘으로 설 수 있기 위해 사람들은 무엇을 할까살다보면 외부의 조건보다는 자신 내부의 울림에 귀 기울여야 할 때가 있다이럴 때 주목해야 할 것이 자신 내면의 울림이라고 본다스스로를 돌아본다는 것은 바로 자신의 내면에서 울리는 소리에 귀 기울인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을 통해 자신 내면으로부터 나오는 울림과 만날 수 있을까이 만남을 위해 많은 사람들은 여행이나 운동을 하거나 산책 또는 낚시와 같은 취미활동을 한다집중해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라면 구체적 형태가 무엇이든 상관없을 것이다.


여기 만년필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있다건축을 전공했으며 다소 버거운 일상을 살면서도 틈틈이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만년필 그림을 그렸다꾸준히 만년필을 모으고그림을 그리고여행을 다니며 자신의 내면과 만나온 것이다그 결과물을 책으로 엮었다저자를 선명하게 때론 안온하게 했던 기록들의 모음이 이 책이다.


"인간이 고통을 견디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그럴 땐 항상 만년필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적는 편이다몇 번을 생각하고 이야기해 봐도 주위에 안개만 차오를 때 만년필을 들어보라글로 적어놓으면 어렴풋하던 것이 선명해지고그림을 그려보면 그 풍경 속에 안온해진다내가 써놓고 그린 것을 훑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된다."


만년필이 종이 위에 선을 그어가듯 사각거리는 그림이 주는 직선의 날카로움이 현대라는 다소 거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슴을 대변하는 듯 가슴을 파고든다낯선 곳에 멈춰 서서 뇌리에 각인된 공간의 기억이 글과 그림으로 남았다유럽의 여러 도시미국일본 등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건축을 전공한 사람답게 주목한 것은 주로 건축물과 그 건축물을 중심으로 한 거리풍경이다.


행복을 언제나 내일로 유예하고 평생을 살 것처럼 굴다 보니여름은 그저 매년 찾아오고 찾아올 때마다 똑같다 여기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올해 여름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갑자원의 여름 중에서


저자가 만년필로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과의 만남의 결과가 이런 사고의 깊이로 담겨있다만년필의 직선이 모여 무엇의 형태를 완성해가듯 그의 글 속에서 깊은 사유가 쌓여 드러나는 저자의 마음자리를 만날 수 있다뿐만 아니라 만년필 잉크 이야기를 통해 만년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자료도 제공된다만년필의 역사와 종류그에 어울리는 잉크까지 만년필에 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최첨단시대를 대표하는 블로그 운영을 통해 주목받으며 대중과 소통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결국 만년필이라는 지금은 사라져가는 아날로그적인 도구를 써서 실현되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아이러니다사색의 계절이라는 가을이다가을은 다른 계절과는 달리 인간 본연의 마음자리에서 울리는 내면의 소리에 주목하기에 좋은 시기다이 가을을 맞아 나 자신을 만나는 과정에 함께해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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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03 01: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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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게로 가는 길'

달에 꿈을 심었다. 바다 위 저 달에 내 꿈인 그대가 있다. 그 달에 가기 위해서는 바다를 건너야 하고 바다를 건너려면 배가 있어야 한다. 반야용선, 나를 달에게 데려다줄 배다. 달에게 나를 데려다줄 배의 돛은 이 모양일거다.


하지만, 달에게로 가는 길을 모르기에 달을 내 가슴에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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