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
가을 숲은 빛의 천국이다. 겨울을 준비하는 마음에 온기로 스미듯 달려드는 가을볕의 질감이 대상을 더 빛나게 한다. 황금빛을 빛나는 들판이 그렇고 요란스러운 단풍이 그렇다. 그 가운데 꽃보는 묘미를 빼놓을 수 없다.


짙은 청색의 색감이 주는 신비로움이 특별하다. 먼 하늘로 땅의 소리를 전하고 싶은 것인지 세워둔 종모양의 꽃이 줄기끝이 모여 핀다. 가을 햇살과 잘 어울리는 꽃이다.


용담龍膽은 용의 쓸개라는 뜻이다. 그만큼 약재로 유용하게 쓰였다는 의미일 것이다. 약초꾼이 아니기에 이쁜 꽃일 뿐이다. 가을 산행에서 놓칠 수 없는 꽃이다.


아름다운 꽃에는 유독 슬픈 꽃말이 따라붙는 경우가 많은듯 하다. '당신의 슬픈 모습이 아름답다'는 꽃말은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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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듯 보았다. 다시 볼 요량으로 고개를 돌리는 사이 바람에 흔들린 나뭇잎에 사라져버린 빛이다. 언제 다시 올지몰라 꼼짝하지 못하고 눈여겨 보지만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모든 기다림이 늘 안타까운 이유다.

가을 속으로 질주하는 숲은 소란스럽다. 수고로움으로 건너온 시간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 더딘 발걸음일망정 멈추지 말아야함을 알기 때문이다. 나무도 풀도 시간과 사간을 이어주는 분주함에 몸을 맡기고 제 할일을 한다.

큰키나무 아래 터를 잡아 바람의 도움으로 어쩌다 볕과 마주하는 꽃무릇이 붉다. 꽃대를 올리기 전부터 붉었을 속내가 잠깐의 빛으로 오롯이 돋보인다. 봐주는 이 없어도 저절로 붉어져야 하는 것이 숙명임을 알기에 찰라의 빛마져 고맙기만 하다.

머물러 있음이 소중한 것은 시간이 지난 후 그 자리가 빛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 빛남을 찾으려해도 다시 기회를 얻기란 쉽지 않다. 하여, 그 순간에 집중해야 함을 배운다.

빛이 내려앉은 순간, 그토록 간절했던 소망을 비로소 불사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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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9-10-26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승꽃인가요?

무진無盡 2019-10-28 20:35   좋아요 0 | URL
‘석산‘또는 ‘꽃무릇‘이라고 합니다.
 

'꽃향유'
발길이 닿는 숲 언저리에 자주빛 색의 향연이 펼쳐진다. 가을이 무르 익어간다는 신호로 받아 들인다. 까실한 가을 볕을 한껏 품고 속내를 드러내는 빛이 곱기만 하다. 한가로운 산길에 느린 발걸음을 더 더디게 하는 꽃이다.


분홍빛이 나는 자주색의 신비로움에 감미로운 향기까지 놓치기 아까운 가을 꽃이다. 꽃이 줄기의 한쪽 방향으로만 빽빽하게 뭉쳐서 핀 독특한 모양이다. 무리지어 혹은 혼자 피어 귀한 가을볕을 한껏 받고 빛나는 모습이 곱기도 하다.


꽃향유는 향유보다 꽃이 훨씬 더 짙은 색을 띠어서 꽃향유라고 부른다고 한다. 향유와 비슷한 꽃으로는 백색의 꽃이 피는 흰향유가 있고, 꽃이 크고 훨씬 붉은 꽃향유, 잎이 선형인 가는잎향유, 꽃차례가 짧으며 잎 뒷면에 선점이 있는 좀향유 등이 있다. 구분이 쉽지 않다.


붉은향유라고도 하는 꽃향유에는 여물어가는 가을 숲의 성숙함이 그대로 담겨 있다. 곱게 나이든 여인네의 모습이 연상되기도 한다. '조숙', '성숙'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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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대한민국 판놀음
'창극, 오늘을 만나다'


별별창극
국립국악원 작은창극 - 꿈인 듯 취한 듯


2019. 10. 23(수) 19:00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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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꽃좀닭의장풀'
가을로 가는 길목에서 올랐던 산 바위 위에 흰꽃이 피었다. 보라색 꽃으로 익숙한데 흰색이라 다소 낯선 모습이다. 간혹 한두 개체는 보았으나 무리지어 핀 모습은 처음이다.


흰꽃좀닭의장풀, 닭의장풀 또는 달개비로도 불리는 흔한 꽃에 수식어가 붙었다. 좀닭의장풀은 꽃이 포에 싸이고, 밑에 꽃잎은 연한 청색이고 위의 꽃잎 두장은 진한 청색이다. 꽃이 흰색으로 피어서 흰꽃좀닭의장풀이라는 다소 긴 이름을 얻은 모양이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의 설명으로는 이런저런 구분 포인트를 이야기하고 있으나 어설픈 눈으로는 구분이 쉽지 않다.


낯선 대상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지금 눈 앞에 보이는 것에 주목하자. 그것이 다른 존재를 알고 이름 부를 수 있는 첫걸음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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