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악산'


사수암골(청계동매표소)-청계동 갈림길-동악산(736.8m)-중봉 삼거리-배넘이재-도림사


비가 올거란 예보에도 길을 나섰다. 지난 여름 폭우로 중간에 포기했던 동악산 등반이 몹시 아쉬웠기 때문이다. 청계동매표소에서 출발 도림사로 넘어가는 길을 선택했다.


지난 며칠 내린비로 계곡에 물이 제법 불어났다. 계곡을 건너기 위해서는 등산화를 벗고 건너야할 정도다. 오늘은 가파른 길을 오르기에 몹시도 버겁다. 쉬어가는데 꽃을 보는 것보다 좋은건 없어 보인다.


꽃이 귀한 시기로 접어드는 것을 실감한다. 며느리밥풀, 산박하, 잔대, 흰산박하, 구절초, 미역취, 애기바위솔, 분취, 단풍취, 참취ᆢ. 기회를 놓기만 했던 단풍취 꽃 핀 것과 하얀꽃을 피운 산박하를 만난 것이 오늘의 행운이다.


그곳만 가면 예정했던 길을 벗어난다. 오늘도 역시 마찬가지다. 첫 산행에 나선 산악회 회원들의 어수선한 틈바구니에서 길을 잘못 들어서고 말았다. 목적지에 가는 길임은 맞지만 예정했던 길이 아니라서 몹시 아쉽다. 그 더분에 하얀색의 산박하를 만나긴 했다. 오늘도 못 간 길이 있기에 다시 찾아가야 할 동악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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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을 읽는다'
-박희병, 둘베개

열하일기는 누구나 알지만 그 열하일기를 완독한 이는 드물듯 박지원 역시 누구나 알지만 정작 박지원의 문장을 통해 그의 감정과 의지를 대면한 이 역시 드물다. 나 역시 열하일기를 비롯하여 다수의 책을 통해 그의 문장을 만났지만 여전히 알 수 없는 옛사람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암의 산문 작품 중 연암의 정신세계와 작가적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글 20여 편을 가려 뽑아 정독한 책"

'연암을 읽는다'는 것은 연암의 글을 매개로 하여 연암의 생애 전반과 교유 관계, 그리고 그의 사유를 읽어내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저자 박희병의 '연암 제대로 읽기'를 따라가 보고자 한다.

지금까지 만나왔던 박지원 관련 여타의 책과는 사뭇 다른 만남이 되리라는 기대감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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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을 다했다.
공간의 구분이었으며 단절없는 통로었다. 나무로 태어나 용도변경을 거쳐 다시 온 곳으로 간다.

단절이고 불통이면 남은 것은 소멸뿐이다. 그것이 어찌 뭍에서 태어나 바다에 살다 제 사명을 다하고 소멸해가는 나무뿐이랴.

사람과 사람, 이웃과 이웃 그 사이에 벽을 쌓고 불신을 조장하는 그들에게 남은 것은 소멸 뿐이다. 이제 그들의 소멸을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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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에서 맞이하는 가을날의 하루다. 저녁노을이 잔잔히 붉다 가뭇없이 사라진다면 아침노을은 더디다가 막판에서야 급하다. 이 차이가 하루의 다른 영역을 연다.

바다를 건너고 산을 넘어오는 마음이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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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취"
자유분방한 꽃잎도 우뚝 솟은 꽃술도 온통 노랗다. 자잘한 꽃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등치를 키웠다. 하여, 멀리서도 금방 찾을 수 있지만 벌이 보이지 않는다.


초록이 더 짙어지고 갈색으로 바래져가며 부지런히 옷을 갈아입는 가을 숲에서 하얀 참취와 더불어 빛난다. 어린 잎일 때 주목하지 않거나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이렇게 꽃 피어 그 준재를 실감하게 된다.


'미역취'는 산과 들의 반그늘 또는 볕이 잘 드는 풀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곧게 서고 위쪽에서 가지가 갈라지는데 짙은 자주색을 띠며 잔털이 있다.


꽃은 7∼10월에 노란 색으로 피고 꽃대 끝에 꽃자루가 없는 작은 꽃이 많이 모여 피어 머리 모양을 이룬 꽃이 달리고 전체가 커다란 꽃이삭을 형성한다.


미역취라는 이름은 취나물의 일종으로, 나물 맛이 마치 미역 맛과 비슷하다는 데에서 유래한다고도 하고, 대가 나오기 전 잎자루가 축 늘어진 모습이 미역을 연상시켜서 미역취라고 했다는 설도 있다.


유독 샛노랑색으로 산중에서 살지만 바닷가 미역맛을 품고 있는 미역취는 '섬 색시'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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