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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자덩굴'
먼길을 기꺼이 나서게 한다. 무엇에 홀린듯 길을 나서면서도 굳이 그것에 매몰되지는 않는다. 보고자 길을 나선다고 매번 보고 싶은 것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아는 까닭이다. 무심한듯 나선 발걸음에 의외의 것들을 만났을때 느끼는 반가움이 크다.


하늘을 가린 키큰 나무들 사이로 볕이 스며드는 순간 오롯히 빛나는 모습을 만나면 슬그머니 주저앉아 꽃과의 눈맞춤을 시작한다. 작다고 그 아름다움이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집중력을 배가시켜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 꽃도 그렇다.


하나의 꽃대에 두개가 나란히 쌍으로 피어 애뜻함을 불러온다. 숲 속 나들이 나온 다정한 연인을 보듯 반갑고 정다운 모습이다. 흰색으로 피는 꽃에 꽃술의 다른 모양으로 암수를 구분한다. 간혹 같은 꽃대에 암꽃과 수꽃이 함께 있는 것도 보인다.


호자虎刺, 독특한 이름을 가졌다. 호자는 가시가 날카로워 호랑이도 찌른다고 해서 호자虎刺라는 이름이 붙은 호자나무에서 유래한단다. 호자나무와 잎과 빨간 열매가 비슷하지만 덩굴성 풀이라 호자덩굴이라 한다.


가을에 빨간 열매가 앙증맞게 열린다고 한다. 암수가 나란히 있어서 그럴까 '공존'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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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골무꽃'
낯선 바닷가의 시원스런 풍광에 마음 빼앗길 사이도 없이 돋보이는 색으로 시선을 사로 잡는다. 첫 눈맞춤의 강렬함은 뇌리에 각인되어 시원스럽게 펼쳐진 그 바닷가와 함께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골무꽃, 정겨운 이름이다. 골무는 여자들이 바느질할 때 사용하는 도구인 골무를 의미한다. 씨방이그 골무를 닮아 골무꽃이라 부른다. 참이란 진짜라는 의미로 진짜골무꽃이라는 뜻일테지만 골무꽃은 따로 있다.


골무꽃, 산골무꽃, 광릉골무꽃, 호골무꽃, 그늘골무꽃, 애기골무꽃, 왜골무꽃 등 꽤 많은 골무꽃이 있어 구분이 쉽지 않지만 참골무꽃은 색감과 사는 곳으로 금방 알아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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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노루발'
닮은듯 다른 존재가 한없는 궁금증을 불러왔다. 이곳 어디에도 분명 있을텐데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만 더하다가 다른 꽃 보러가는 길에 우연히 눈맞춤 했다. 그렇게 만났던 꽃을 올해는 먼길 나서서 원없이 본다.


하얀꽃이 아쉬움 가득하게 달렸다. 꽃대 하나에 하나씩 피는 것이 못내 아쉽다. 일찍 맺힌 꽃망울이 피기까지는 한달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꽃보기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래서일까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모습으로 피는 노루발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꽃이 매화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매화'가 붙여진 이라고 한다. 고고한 매화의 매력을 여기서도 찾아 누리려는 옛사람들의 그 마음을 알 것도 같다. 꽃을 찾고 꽃과 함께 일상을 누리는 마음이 곱다.


숲 속의 나무 그늘에서 좀처럼 들지않은 햇볕을 기다리듯 오랜 기다림 끝에 피는 꽃이어서 그런걸까. '소녀의 기도'라는 꽃말에서 먼 미래를 그리는 아련함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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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생꽃'
참으로 오랫동안 가보지 못해던 길을 나섰다. 근래들어 연달아 권역의 봉우리를 오르면서도 엄두가 나지 않았던 곳인데 불쑥 새벼길을 나선 것이다. 두어시간 걷는 동안 30년 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뭉클해지기도 했다.


꽃이 무엇이길래ᆢ. 꽃의 힘이 아니라면 나서지 않았을 길이다. 첫눈맞춤할 마음에 힘든지도 모르고 여유롭게 오르다보니 새로운 것들도 눈에 자주 보인다. 꽃 때문에 달라진 마음이다.


깨긋하다. 맑고 순한 모습이 마냥 고맙다. 이렇게 피워줘서 이렇게 볼 수 있어서 말이다. 순백의 아름다움이 여기로부터 기인한듯 한동안 넋을 잃고 주변을 서성이게 만든다. 막상 대놓고 눈맞춤하기에는 미안함 마음이다.


참기생꽃, 기생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흰 꽃잎이 마치 기생의 분 바른 얼굴마냥 희다고 해서 지었다는 설이 있고, 옛날 기생들이 쓰던 화관을 닮아서 기생꽃이라고 한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여기서 참이란 작다는 의미라고 한다.


우리나라 특산종이라고 한다. 지리 능선의 기운을 품어 더 곱게 피었나 보다. 다시, 꽃보러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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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꽃
낯선 숲길은 언제나 한눈 팔기에 좋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익숙하면서도 늘 새로운 생명들이 있어 숲을 찾는 이들을 반긴다. 한눈에 알아본다. 제법 오랜 시간 동안 사진을 보고 눈에 익힌 결과다.


작은 꽃대를 곧추 세웠다. 반듯한 모습에서 알 수 없는 기품을 느낀다. 꽃봉우리를 만들어 자잘한 꽃들을 달아 주목받는다. 키도 작고 꽃도 작은 것이 홀로 또는 무리지어 피어 꽃대를 받치는 초록의 두툼한 잎과 멋진 조화를 이룬다.


모내기가 끝난 논에 어슬렁거리며 먹이를 찾는 그 새를 닮았다. 꽃의 잎과 잎맥 모양이 두루미가 날개를 넓게 펼친 것과 비슷해서 두루미꽃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영낙없는 그 모습이다.


마치 오기를 기다렸다는듯 30년 만에 찾은 세석평전 일대에서 첫눈맞춤 한다. 두루미의 고고한 자태를 닮은 것과는 달리 '화려함', '변덕'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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