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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닭개비
아침에 일어나 산책하듯 뜰을 거닌다. 아침을 깨우는 새들만큼 부지런한 꽃이 환한 미소로 반긴다.

색의 조화가 만들어낸 절묘함이다. 어울림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라는 듯 멋과 맛을 함께 보여준다. 만개한 널 보려면 햇살 환하게 비치는 아침이 좋다.

꽃은 5월경에 피기 시작하고 자줏빛이 돌며 꽃줄기 끝에 모여달린다. 꽃받침조각과 꽃잎은 3개씩이고 수술은 6개이며 수술대에 청자색 털이 있다. 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날이 흐리거나 오후가 되면 시든다.

식물체를 통해 환경의 상태를 알아낼 수 있는 식물을 지표식물이라고 하는데 자주닭개비가 방사선에 대한 지표식물이다. 오랜 기간 동안의 방사선의 노출정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원자력발전소의 주변에 심고 있다고 한다.

자주달개비라고도 불리지만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자주닭개비가 추천명이다. 이 곱기만 한 꽃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보았을까 '외로운 추억', '짧은 즐거움'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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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리향
안개 자욱한 가야산 정상에서 무수히 펼쳐진 꽃밭을 걷는다. 천상의 화원이 여긴가 싶을 정도로 만발한 꽃밭은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게 한다. 첫인상이 강렬하다.

연분홍 꽃이 바닥에 융단처럼 깔렸다. 자세히 들여다봐야 겨우 보이는 꽃들이 무리지에 핀 모습이 환상적이다. 잎도 작고 꽃도 작지만 큰 무리를 이루니 제 세상이다.

'향기가 발끝에 묻어 백리를 가도록 계속 이어진다'는 뜻에서 백리향이라 했단다. 잎에서도 꽃에서도 향기를 품고 있으니 그 향은 땅끝까지 갈 것이다.

유사한 '섬백리향'은 울릉도 바닷가 벼랑 끝 혹은, 섬 전체 바위틈새에서 군락을 이루며 사는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천연기념물 제52호라고 한다.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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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채송화
척박한 바위틈에 뿌리내리고 밤이슬로 목을 축이며 부는 바람에 숨 쉰다. 바늘잎 사이로 고개를 들고 노랑꽃을 피운다. 그 삶에 조용히 미소를 보텐다.

꽃은 8∼9월에 노란색으로 피고 대가 없으며 가지 끝에 달린다. 산의 돌 틈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으며 여름철에 물가 근처의 돌 틈에서 볼 수 있다.

바위채송화란 이름은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채송화라는 의미의 이름인데 채송화라는 이름이 들어간 건 잎이나 줄기가 채송화랑 닮았다는 것에서 유래한다.

사는 환경이 다르기에 사는 법도 그 삶을 표현하는 방법도 다르다. 이 다름으로 인해 비로소 너와 내가 공존할 수 있는 근거와 존재의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태생과 자라는 환경에서 유래했으리라. '가련함', '순진함'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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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바위솔

작디작은 것이 바위에 의지해 터전을 꾸리고 순백의 꽃을 피운다. 지나가는 바람과 안개가 겨우 인사를 건네지만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난쟁이바위솔'은 작고 바위에 붙어 살며 잎 모양이 솔잎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안개가 많은 깊은 산의 바위틈에서 주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키는 작고, 잎은 줄기 끝에 모여 있으며 끝이 뾰족하다.

꽃은 흰색과 연분홍색이다. 이 식물은 안개에서 뿜어주는 습기를 먹고 살아가기 때문에 안개가 자주 끼지 않는 곳에서는 꽃이 연분홍색으로 자라며 잎의 특성상 푸른색도 옅어진다. 그러다가 다시 수분이 많아지면 잎의 푸른색이 돌아오고 꽃도 흰색으로 된다.

꽃을 피워 스스로를 드러내고 그것으로 다시 삶을 이어가는 것이 사람 사는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척박한 환경에서 날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는 듯 '근면'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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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9-04 2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사진이네요.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한참동안 머물게 되네요.

무진無盡 2023-10-05 22:10   좋아요 0 | URL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귀쓴풀

지리산 반야봉 당일치기를 감행하게 했지만 헛탕을 치고 말았다. 다음해를 기다려 가야산을 올랐다. 그후론 매년 가야산을 오른다.

자욱한 안개 속에 펼쳐진 고지대 꽃밭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키는 작고 색은 진하며 무리지어 핀 꽂들 사이를 걷는 것만으로도 장소를 바꿔 오르길 참 잘했다고 스스로를 연신 다독거린다. 여름 무더위 속에서 높은 산에 오르는 이유다.

작은 키에 가늘고 긴 가지가 많다. 그 가지 끝에 아주 조그마한 꽃이 핀다. 하얀색 바탕에 자주색 반점이 있어 그나마 쉽게 눈에 보인다. 작아서 더 귀하게 보이는 꽃이 한없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네귀쓴풀이란 귀처럼 생긴 꽃잎이 4개로 갈라지며, 쓴맛을 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좌우 대칭으로 갈라진 꽃잎과 하얀색과 자주색 점 그리고 꽃술의 어울림이 참으로 이쁘다.

차로는 갈 수 없는 높은 산에서만 살아 보고 싶은 이들의 속내를 태울만한 식물이다. 여러가지 조건으로 만나지 못하는 이들에게 한숨을 안겨주는 꽃이기도 하다. 지각知覺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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